「사격한국」위해 미시민권도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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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나의 모든 명예를 조국에 바치겠다』-.
왕년의 한 해병이 이제는 재미선수단의 훌륭한 사격선수가 돼 12년만에 조국의 땅을 밟았다.
화제의 인물은 전미사격대회의 「트랩」「핸디캡」부문의 챔피언이자 미국기록까지 보유하고 있는 34세의 최대윤씨이다.
16명의 재미선수단은 올해 적어도 최씨만은 사격의 「트랩」부문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하와이」에 살고 있은 최씨는 지난 70년10월 「호놀룰루」에서 열린 사격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이래 큰 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 작은 대회에서도 수십 번이나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었다.
최씨는 금년 4월에 열린 동계「트랩」사격대회를 모조리 석권, 6관왕의 기염을 토하자 사격잡지 등에서 한국인 「히어로」로 각광을 받았다. 이어 그는 6월에 열린 「사파리」사격 「트랩」대회에서 94점으로 미국신기록을 수립한 후 한달 만에 「하와이」주선수권대회에서 96점을 따내, 다시 자기기록을 경신했다.
사격에 자신이 생긴 최씨는 신청 중이던 시민권을 포기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아시아대회에 한국대표로 나가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메달의 명예를 자기를 낳아 키워준 조국에 바쳐야겠고 이를 위해서는 한국인 국적을 바꿔서는 안되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
지난 61년에 도미, 12년만에 조국이 몰라보게 발전한 모습을 보고 감회와 자랑을 느끼게 됐다는 최씨는 『「귀신 잡는 해병」이 얼마나 솜씨가 훌륭한가를 보여주겠다』그 포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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