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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가을 시단 시집 30종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해마다 가을철이면 시집이 양산된다.
금년 가을에는 예년에 비해 더욱 풍성한 느낌을 주어 지난 한달 동안 간행된 신간시집만 약30종을 헤아린다. 시의 난해성과 그에 따른 대중, 즉 독자와의 괴리현상이 시단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는 요즘 이러한 시집간행「붐」도 반드시 긍정적인 면에서만 평가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시인들의 작품활동 의욕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금년 가을 신간시집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30세를 전후한 신인계열시인들의 시집이 압도적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김윤성씨(『애가』) 등 중견 시인들의 시집도 손꼽을 수 있으나 그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집들이 20대 30대 시인들의 시집들인 것은 꽤 주목을 끄는 일이다.
60년대에 배출된 많은 시인들 가운데에서도 늘 시단의 관심을 끄는 젊은 시인 오규원씨는 『순례』를 내놓았고 여류시단의 양대 지류인 「청미회」와 「여류시」에서는 김여정씨와 함혜련씨가 『바다에 내린 햇살』『아침』을 각각 내놓았다.
이밖에 「데뷔」는 일천하지만 완성된 시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이명자씨와 김영진씨는 『신반야경』『운명』으로써 신예시인의 시 세계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으며 무려 14권의 동시집 소년시집을 내놓은 유성윤씨는 15번째로 소년시집 『꽃 항아리』를 내놓아 다시금 명작의 일면을 보여 주었다. 한편 현상문예나 추천 따위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이낙원씨는 처녀시집 『불나비』를 내놓고 스스로 시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밖에도 채규판씨는 제4시집 『풀길 산책』을, 박현태씨는 『미완의 서정』『밤을 지키는 회상』 등 2권의 시집을 한꺼번에 내놓았고 장기간 해외에서 체류하다가 돌아온 손재준씨는 첫 시집 『여정』을 내놓은 지 무려 17년만에 두 번째 시집 『관계』를 내놓아 시작에 대한 끈질긴 집념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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