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값 급등 투기현상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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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생활필수품이어야 할 전화가 투기대상이 되고 있다. 제한된 공급에 무역업체가 느는 등 실수요자만이 계속 증가, 팔 수 있는 백색전화 값은 서울의 광장국(55)과 부산의 해운호국이 29일 현재 대 당 60만원, 마산 50만원, 구미 3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화사정이 가장 나쁜 서울은 모두 40만원 대를 훨씬 넘어 거래, 추석을 지낸 후 불과 10일 사이에 평균5만원 이상이 올라 40만원 짜리의 단기투기 경우 13%, 인천은 15%나 이득을 보았고 광주와 전주는 5개월 사이에 7만∼10만원이 올라 25∼50%의 이득을 보았다는 것이다.
현재 전극의 백색전화는 서울의 19만4천6백78대를 비롯해, 대전·광주 등의 모두 44만8천83대.
전화의 절대량부족에 내릴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전화시세에 단기투기「붐」이 성행, 일부전화상과 단기 투기 자들이 전화를 매점, 실수요자를 제쳐놓고 가수요를 늘리고 있다.
올해 계획량은 서울 등 전국이 이미 4·4분기 이전에 모두 끝내 나날이 느는 수요자에게 공급할 수 없는 실정에서 연말까지 전화시세는 더욱 오를 것이 예상된다. 사는 값은 파는 값보다 2만5천 원 가량 많다. 공전식 전화지구였던 구미가 신용공업도시로 발전됨에 따라 자동전화지구로 인가되자 수요량이 갑자기 늘어 대 당 30만원을 호가, 대도시와 맞먹는 전화시세를 형성했다.
올 여름 해운의 전화는「바캉스」에 한목 보려는 업자들이 난립, 백색전화를 매입하려고 아우성, 최고 70만원 선까지 올라갔으며 여름이 지난 요즘도 전국최고의 60만원 대를 나타내고 있다.
또 부산의 사상공업단지도 공장증가로 지난여름 60만원 대를 호가했으나 증설로 약간 떨어져 57만원 대에 머무르고 있다.
수출자유지역 입주기업체 1백15개 중 55개가 가동하고 있는 마산 역시 전화수요자가 늘어 서울시내보다 강한 대 당 50만원 선에 거래됐다.
체신부는 전화가 꼭 필요한 신규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값으로 가입기회를 개방하자는 목적아래 지난 70년 8월 가수요일소와 가입 권의 이권화를 막기 위해 전기통신법을 개정했으나 개정 3년 동안 공급이 수요에 너무나 미달, 백색전화 값은 음색전화 4대(대 당 가설비 15만원)를 놓을 수 있는 최고 60만선까지 오르게 된 것.
서울만 하더라도 경기상승으로 하루평균 1백여 명이 신규전화가입을 청약하고 있어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공급량을 늘려야만 되는데도 74년도는 5만대 선으로 알려져 전화사정이 풀릴 가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체신부는 이같이 전화 값 앙등에 곁들여 투기「붐」마저 얼마 있는 것을 현행법상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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