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불법은닉 의외로 많다|적발·자진신고 등 경찰집계…3년간 140,807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숨겨진 불법총기가 우리주변에 아직도 많다. 민간인에 의해 불법 소지된 총기가운데는 권총·「카빈」등 소형총기 뿐만 아니라 심지어 기관단총과 경기관총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총기가 수백 발씩의 실탄과 함께 해마다 적발되거나 자진신고 되고 있다. 이 같은 불법은닉총기는 이정수씨 피랍 사건과 구로 공단「카빈」강도사건 등 끔쩍한 강력 범죄의 범행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경찰은 해마다 불법총기 자진신고기간을 설정, 자진신고단속을 펴고 있으나 전쟁이 끝난 지금까지도 적발되거나 자진신고 되는 숫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치안당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 70∼72년까지 3년 동안 전국에서 색출되거나 자진 신고된 불법총기 및 탄약 류는 모두 4만8백7건으로 이 가운데는 총 기류가 4천8백2건을 차지했다.
색출 또는 신고된 불법총기 및 탄약은 72년 한해동안만도 모두 2만9천3백96건으로 지난 70년의 8천2백24건에 비해 2년 사이에 3백60%가 늘어나 민간에 은닉된 총기가 엄청나게 많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기간에 회수된 불법소지총기 가운데는 권총 4백83자루, M1소총 1백28자루,「카빈」1백11자루, 장총 56자루, 따발총 9자루, 기관단총 44자루, 경기관총 21자루, 엽총 9백80자루, 기타 2천9백70자루 등 심지어 기관단총까지 은닉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전남 1천1백82자루가 신고돼 가장 많고 다음은 경북 9백67자루, 강원 6백79자루의 순서로 집계됐다.
이들 불법총기소지자들 가운데는 총열을 자르거나 개머리판을 없애는 등 휴대하거나 숨기기에 편리하도록 변형시킨 것이 많으며 범죄의 도구로 사용하는 사례가 잦아 경찰은 해마다 자진신고기간 설정과 함께 단속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단속으로 드러난 총기는 지난 한해동안 기관단총 1자루 등 1백43자루에 지나지 않고 있다.
치안당국 조사에 다르면 지난 68∼72년 사이에 전국경찰에서 도난낭하거나 분실한 것만도 62건이나 된다.
경찰은 휴전이후 계속된 자진신고기간에도 회수되는 총기가 줄어들지 않을 뿐 아니라 강력 사건수사 등으로 단속이 심해질 때마다 잇달아 몰래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민간에 불법 은닉된 총기는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