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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중독의 위해|청량 음료의 PVC 빨대에서도 납이 검출되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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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경희대 의대 예방의학 교실은 청량 음료를 마실 때 사용하는 PVC(「폴리」염화 「비닐」) 빨대에서 인체에 유독한 납(연)이 녹아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 이를 계속 사용할 경우 무서운 만성 연중독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연중독은 중금속인 납이 체내에 축적, 신경계·소화기·조혈 장기 등에 치명상을 초래하는 중독성 질환으로 과거에는 일종의 직업병으로 취급되었다. 주로 납을 사용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청록색으로 물 들어있는 잇몸, 원인 모르는 두통, 빈혈·소화장애·복통·변비·탈력감·손발의 운동 신경마비 등 갖가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에 대해 맨 처음 의사들은 그 원인조차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이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들, 「페인트」를 칠하는 사람들, 연관 제조공, 칼붙이를 만드는 사람들, 인쇄공, 축전지 공장 직공들처럼 주로 납을 만지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들의 헐액 속에서 정상인들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납을 검출, 결국 납이 가공할 증상을 초래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납은 수은·「크롬」·「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으로 수도관·「개스」관·축전지·전선·「케이블」·합금·광금·방사선 폐기물 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그러나 이것이 체내에 들어가 축적되면 무서운 중독 증상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에는 팔·다리의 운동 신경마비와 중추신경 마비까지 초래한다.
하루에 6백「마이크로그램」의 납을 들이마시면 만성 중독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성인의 경우 매일 식품을 통해서 1백36∼3백18「마이크로그램」, 오염된 공기를 통해서 30여「마이크로그램」을 흡수하고 있다.
이처럼 매일 3백50「마이크로그램」까지 납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납을 만지는 직업이라든지 대기오염·수질오염·PVC용기·납을 들이마시는 사고 등으로 위험량의 납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환경오염에 의한 연중독의 위험이다.
자동차 「엔진」의 「노킹」을 방지, 「개설린」의 「옥탄」가를 높이기 위해 첨가하는 4-「알킬」연이 도시인의 만성 연중독을 재촉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고「옥탄」「개설린」을 사용하는 경우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배기「개스」에 연이 섞여 있어 이른바 연공해를 초래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선진국에서는 자동차 배기「개스」중 연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고「옥탄」「개설린」의 생산을 중지시키고 이에 대한 광고 선전을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제련소·도금공장·전기 기기공장·금속제품 공장·화학공장의 폐수에 포함된 납도 연중독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미량이라도 연「이온」으로 오염되어 있는 물을 장기간 마시면 만성 연중독에 걸린다.
살충제로 이용되는 무기농약·비산연 역시 연중독을 일으키는 「소스」로 지적된다.
최근 문제가 된 PVC빨대의 경우는 이 PVC빨대를 만들 때 안정제로 첨가한 초산연이 청량 음료의 용액 농도인 산성에서 녹아 나와 연중독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끔 어린이들에게서 무서운 연중독이 일어나는데 납이 섞인 「페인트」를 칠한 장난감이나 가구를 습관적으로 빨다가 변을 당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연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작업장의 노동환경 개선이 시급하고 둘째 자동차 배기 「개스」 중 연량을 감소시키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세째 생활주변에서 연중독의 위험 요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할 것이다.
한편 연중독에 대한 적극적인 계몽 또한 중요하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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