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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가 쏟아지면 … 연아, 전설이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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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검정 트레이닝복을 입은 김연아가 1일 고양어울림누리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진경 기자]

마지막이라 더 특별한 무대. 여왕의 연기가 끝나면, 은반에는 선물이 소나기처럼 쏟아질 것이다.

 4, 5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릴 제68회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김연아(24)가 국내 팬들 앞에서 치르는 고별 무대다. 다음 달 열리는 소치 겨울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 6세 때였던 1996년 피겨 입문 후 18년 동안 꿈을 키웠던 곳을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얼마나 쏟아질까=2008년 12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김연아가 쇼트, 프리 스케이팅을 마친 뒤 꽃과 인형이 1000여 개씩 얼음판 위를 가득 채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선물을 줍는 화동들이 10여 명 투입됐지만 거둬들이는 데 10여 분이나 소요됐다. 1t 트럭 2대를 채울 정도로 양이 많았다. 지난해 1월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7회 종합선수권 때도 선물 500여 개가 링크에 빗발쳤다.

 올해는 마지막이라 지난해보다는 많은 선물이 빙판에 날아들 전망이다. 이미 3500석이 매진됐다. 남녀 주니어 경기가 열린 3일부터 경기장에는 김연아를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10개나 걸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선물을 수거할 화동을 10~14명 정도 대기시킬 계획이다. 김연아 경기 후 곧바로 시상식이 열린다. 원활한 대회 운영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크로아티아 대회 때처럼 김연아가 화동과 함께 선물을 회수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선물은 어디에 쓰나=선물로는 보통 부드러운 소형 인형이나 꽃을 던지는 게 보통이다. 가끔 초콜릿과 빵 등 간식을 던지는 실용적인 팬도 있다. 돋보이기 위해 초대형 곰인형을 던지는 열혈 팬도 있다. 빙판을 망가뜨리는 견고한 물체를 던지는 건 절대 금물이다. 멀리서 던져 링크에 닿지 않은 선물은 다른 관객이 다시 던져주곤 한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의 김선영 대리는 “팬들의 성원을 좋은 뜻으로 쓰기 위해 김연아가 마음에 들어 하는 선물 일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기부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종합선수권에서 받은 선물은 유니세프 부산사무소를 통해 다문화가정 어린이에게 나눠줬다. 김연아는 2010년 7월부터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 활동 중이다. 이번 대회를 소치 올림픽을 대비한 마지막 실전 리허설로 삼고 있는 김연아는 “고양에서 경기하는 건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글=김지한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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