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의혹 부인·진상규명엔 협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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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닉슨」대통령의 「워터게이트」사건 해명연설과 성명은 지난5월22일에 나온 그의 첫 해명과 그 입장에 있어서 비슷한 것이었다.
「닉슨」 대통령은 이번연설에서도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강박관념」때문에 보다 중요한 국사들이 태만하게 처리되고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사건을 「잊어버리고」 앞으로의 문제에 전념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상원특조위 증언에서 나타난 여러가지 혐의사실에 대해 해명하는대신 「워터게이트」사건은 60연대 미국사회에 횡행한 극단적인 폭력운동에서 발단한것이라그 주장하는한편 상원특조위가 자신에게 이사건의 잘못을덮어 씌우려든마고 비난 했다.
그는 자기가 이 사건이나 이 사건을 은폐하려한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이사건의 진상이 명백히 밝혀지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보좌관들파 나눈 대화내용을 담은 녹음 「테이프」는 행정수반으로서 필요한 비밀을 지키기위해 절대로 재출할 수 없다고 다시한번 다짐했다.
이 점을 부연하면서 그는 발언내용이 후에라도 공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 없이는 보좌관들과 자유로운 정책토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원 특조위에서그동안 행해진 수백만단어의 중언중에서 자신이「워터게이트」 침입 사건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암시는 조금도 없었으며 이사건의 은폐계획에 대해서 몰랐다는 자기의 주장을 반박한 사람은 35명의 증인중 「존·딘」 한사람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경우도「딘」 은 자기의 증언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다른 한편 그는 안보의 이름으로 자기가 명한도청행위의 정당성을 옹호하면서도 「안보열이 너무 과해서 개인의 자산를침해」한 경우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다음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어느 짓궂은 기자가『대통령의 「워터게이트」사건 연설은 언제 있을것인가?』 고 물었다.
몰론 「워런」 부대변인은이 질문을 농담으로 일축했다.
그러나 이 농담조의 질문은 「닉슨」 대통령의 연설이 도대차 알맹이가 없고 수긍이갈만한 해명이없으며 12주동안의「워터게이트」청문회에서 2백만 단어의 말이 쏟아진가운데「닉슨」 대통령에게 던져진 갖가지질문에 한마디 시원한 답변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을 단적으로표현한것이다.
「워싱턴·포스트」지 사설은 「닉슨」 대통령의 연설을 한마디로 『침묵의 연설』 이라고 불렀다.
「뉴요크·타임지」사설은 이연설중 대통령의 손발이「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묶여 있는듯이 말한 부분을 이렇게 반박했다.
『「닉슨」 연설의 가장 해괴한 부분은 「워터게이트」사건 때문에 자신이 시급한 국가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그의 강경한 주장이었다. 그는 국민의보건과 복지에 관련된 법률안이 의회에 묶여있다고 주장했다.
이런주장이과거4건의 보건·교육·복지관계 지출법안중 3건에대해 거부권을 생사한 「닉슨」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은 이상하다. 그러나 반미국인들은 이제는 집요한 「워터게이트」 공청회자체에 권태를 느끼기시작한것같다. 「닉슨」 은바로 이점을 노린것이다.
지난 주 「닉슨」 연설을 계기로 「닉슨」 대통령이미국인의 신뢰를 받기 못하고 그가 늘 자랑하는지난번의 압도적 재선이 무색해 앞으로 3년을 「절름발이 대통령」으로 백악관을 지기케될 가능성은 한층 커진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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