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복귀 논공…새 역관계 정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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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해설>
신민당 요직인선 중 관심의 촛점이었던 국회부의장에 이철승 의원이 추천된 것은 그에 대한 논공의 표시이자 당내 역관계를 반영한 것.
이씨는 지난해 진산계와 반진산계로 당이 양분되어 유씨의 당수복귀 작업이 난관에 부닥쳤을 때 이른바 「시민회관대회」에서 유씨가 당수에 선출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연초 정치활동이 재개되면서 유씨의 당 재건작업 등 모든 당무처리에 있어 많은 기여를 했다.
이런 연유로 이철승씨는 71년5월 유진산씨로 인한 「전국구파동」이래 진산측근이 된 신도환 사무총장, 그리고 정해영씨와 더불어 새로운 측근「그룹」을 형성, 당내발언권을 강화하여 진산직계나 고흥문-김영삼씨쪽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회부의장이 당내 서열로는 부총재 아래지만 부총재란 자리가 강력한 총재 1인 체제로 인해 아무 실권이 없다는 점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다.
특히 지난 3월이래 고흥문씨를 부의장으로 추천했던 김영삼씨의 건의가 거부되고 고·김 두 사람을 5인 부총재안에 같이 넣는데다 고-김계에선 중요당직자가 한사람도 없다는 점에서 고-김「라인」은 사실상 진산체제하의 비주류로 돼 가는 느낌이다.
그 뒤에 국회 본회의서의 부의장 선거에서 유진산 10표 등으로 나온 43표의 표 분산이 유 총재에 대한 신민당 내 반발인 것이 분명해 표면적으로 강력해 보이는 진산 체제의 원내「컨트롤」에 문젯점을 던졌고 서서히 비주류 세력이 형성돼갈 기미를 나타낸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이씨가 지명된데는 최근 사표를 냈던 신도환 사무총장의 영향과 또 이씨가 뛰어들기 전 끈질기게 고흥문씨와 경합했던 정해영씨의 작용도 있었다고.
유 총재는 국회 부의장과 상관관계가 있는 수석부총재 지명은 86회 임시국회이후 미루었다. 이것은 인선 직후에 예상되는 반발을 수석부총재 자리에 대한 기대로 중화하려는 것인 듯 하다.
수석부총재는 고흥문 김영삼씨 지명이 예상되지만 두 사람 사이의 선택이 어렵다는 이유로 무난한 김의택씨 지명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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