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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땐 '방콕' 좋죠~ 방방곡곡 겨울축제는 더 좋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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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50만 명이 넘게 찾는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 어린 강태공이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얼음 낚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어느새 겨울 한복판이다. 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니 자꾸 몸이 움츠러든다. 그렇다고 아랫목만 지키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겨울에도 바깥에는 놀거리가 천지다. 전국 겨울축제를 모았다. 제대로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잔치가 방방곡곡에 널려 있다. 차가운 얼음물에 풍덩 뛰어들어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을 수도 있고, 썰매를 타고 얼음장을 지치며 놀 수도 있다.

산천어축제 창작썰매 콘테스트에 출전한 참가자가 독특하게 만든 썰매를 타고 있다.

잡고 먹고 … 오감 만족 물고기 축제

이제 겨울축제의 주인공은 눈과 얼음이 아니라 물고기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와 인제 빙어축제에 인파가 몰려들자 여기저기에서 물고기를 풀어놓고 축제를 열고 있다. 송어·빙어·산천어 등 물고기 종류만 다를 뿐이지 축제 내용은 고만고만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줄을 선다.

올해 열두 돌을 맞은 화천 산천어축제는 내년 1월 4일 시작한다. 2012년 미국 CNN이 ‘겨울철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표현했을 만큼, 화천 산천어축제는 인파로 미어터진다. 지난해만 150만 명이 방문했다. 최근에는 외국인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외국인 입장객 2만5000여 명 중에서 1만7000명 이상이 동남아시아에서 왔다.

산천어축제 인기 프로그램은 역시 얼음낚시다. 화천군은 얼음낚시를 위해 얼음판 위에 구멍을 8000개 뚫는다. 입장료(중학생 이상 1만2000원)만 내면 온종일 낚시를 할 수 있다. 창작 썰매 콘테스트도 열린다. 개성 넘치는 썰매를 만들어 출전해 우승하면 상금 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인제 빙어축제의 인기도 산천어축제에 버금간다. 내년 1월 18일부터 26일까지 인제군 남면 인제대교 일대에서 열린다. 빙어낚시(얼음 구멍당 5000원)를 비롯해 얼음썰매·눈썰매·스노모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강원도 평창에서는 송어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오늘(20일) 개막해 내년 2월 2일까지 약 달포간 이어진다. 꽁꽁 언 오대천에 송어를 10만 마리 이상 풀어놓을 계획이다. 송어 얼음낚시 1만3000원(낚싯대 별도), 맨손 잡기 1만5000원. 경기도에도 물고기 축제가 많다. 파주에서는 송어축제(12월 28일~2014년 2월 2일), 양평(12월 27일~2014년 2월 16일)과 강화(12월 21일~2014년 2월 23일)에서는 빙어축제가 열린다.

전남 보성 차밭빛축제에서 한 커플이 소원 종이를 달고 있다.

청춘을 유혹하는 겨울밤 빛 축제

물고기 축제에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 열광한다면, 겨울 밤을 밝히는 빛 축제는 데이트를 즐기는 청춘들에게 인기가 높다. 각양각색의 조명이 불을 밝히면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이 속속 모여든다. 하얗게 눈이 쌓이는 날이면 그 어떤 겨울 풍경보다 로맨틱하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는 지난달 22일 일찌감치 불을 밝혔다. 로맨틱 일루미네이션빛축제라는 이름으로 내년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전등만 해도 990만 개에 이른다. 매직가든·장미원 등에 집중적으로 설치했는데 머리 위로 은하수가 흐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전국의 수목원에도 오색 불빛이 반짝인다. 매년 연말이면 아름다운 불빛을 밝혀 명소로 자리 잡은 경기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은 내년 3월 16일까지 오색별빛정원전을 연다. 올해 주제는 ‘사랑’이다. 핑크빛 터널, 하트 포토존 등 데이트 코스를 많이 만들었다.

내년 4월 말까지 경기도 포천 허브아일랜드는 동화마을로 변신한다. 길이 300m에 이르는 핑크빛 소원터널과 환한 웃음을 짓는 산타클로스 조형물 300여 개가 무지갯빛 불을 밝힌다. 경기도 파주 벽초지수목원도 내년 3월 2일까지 빛 축제를 연다. 토끼·기린 등 동물 모양의 나무에 조명을 밝혀 마치 동물원에 온 느낌을 준다.

전남 보성의 명물 차밭에도 불이 들어온다. 회천면 일대에 펼쳐진 차밭이 거대한 불빛 축제장으로 탈바꿈한다. 불빛 환한 차밭을 거닐고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일 수 있다. 대전시내에 있는 스카이로드에서도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2013 대전 오색빛축제’를 진행한다.

로맨틱 일루미네이션빛축제가 열리고 있는 에버랜드에 꼬마 전등 990만 개가 켜져 있다.

추위야 물렀거라! 눈·얼음 축제

겨울놀이는 역시 눈과 얼음이다. 손이 시려도, 볼이 얼어도 얼음장에서 뛰놀고 눈싸움을 하다 보면 추위 따위는 어느새 싹 가시곤 한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경기도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는 몸이 즐겁다. 눈과 얼음을 활용한 놀거리가 다양하다. 계곡 눈썰매, 얼음썰매뿐 아니라 토끼 몰이, 장작 패기 프로그램도 있다.

충남 대둔산 수락계곡 얼음축제(12월 24일~2014년 1월 20일), 강원도 홍천강 꽁꽁 축제(12월 27일~2014년 1월 19일), 영월 동강 겨울축제(12월 27일~2014년 1월 26일) 등도 백운계곡 얼음 축제와 프로그램은 비슷하다.

지난해 태백산 눈꽃축제에 전시됐던 거대한 가수 싸이의 눈 조각상.

눈을 주제로 한 페스티벌은 강원도 산간지역의 단골 메뉴다. 태백산 눈꽃축제가 대표적이다. 내년 1월 17일부터 열흘간 태백산 주변이 거대한 눈 조각 전시장으로 변신한다.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등 역사 인물뿐 아니라 만화영화 캐릭터도 설치된다.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도 눈꽃축제(2014년 1월 3~12일)가 있다. 거대한 눈 조각 작품은 비슷하지만 전통 놀이가 많은 게 다르다. 대관령 인근 의야지 바람마을에서 설피도 신어 보고, 전통놀이인 황병산 사냥놀이도 구경할 수 있다.

전북 남원 바래봉에서도 눈꽃축제(12월 24일~2014년 2월 9일)가 열린다. 눈사람 만들기, 눈싸움 대회, 빙벽 타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내년 1월 11일에는 여성 산악인 오은선씨와 함께 바래봉을 등반하는 눈꽃 트레킹 행사가 열린다.

글=이석희 기자
사진=각 축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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