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이 뜬다…하반기 나온 10가구 중 6가구는 ‘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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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올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은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 하반기에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17만5500여 가구로, 상반기보다 73% 많은 물량이다. 서울ㆍ수도권에선 새 아파트 8만3888가구가 나와 상반기의 두 배가 넘었고 지방은 50% 늘어난 9만1617가구가 분양됐다.

특히 서울은 2001년 이후 같은 기간 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다. 상반기의 9배가 넘는 3만8160가구가 나왔다. 지방에선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1만 가구가 분양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8ㆍ28 전월세 대책이 나온 후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10월과 11월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8·28대책 이후 분양물량 크게 늘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 분양시장은 중형이 주도했다. 하반기 분양물량의 59%를 전용 60~85㎡ 이하 중형이 차지했다. 10가구 중 6가구가 중형 아파트인 셈이다. 60㎡ 이하 소형은 31%, 85㎡ 초과는 10% 수준이다. 중형 비중은 상반기(55%)보다 4% 늘었고, 소형(32%)과 대형(12%)은 감소했다.

특히 지방에서 중형 선호도가 높았다. 하반기 지방 분양물량의 65%가 중형이었다. 소형은 28%, 대형은 6%에 그쳤다. 서울ㆍ수도권도 중형(51%)이 소형(34%)이나 대형(14%)보다 많았다.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2~3인 가구가 가장 선호하는 크기 물량이 집중 공급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것은 중형 선호도가 소형보다 높은 것이다. 본격적인 핵가족 시대에 접어들면서 평균 가족구성원 수가 3명 이하로 줄어들고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다양한 공간 활용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가족 간에도 나만의 개인공간이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원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2명이 살더라도 소형이 아닌 중형을 찾는 이유”라고 말했다.

예컨대 가족 구성원 수가 3명이라도 부부를 위한 침실, 아내를 위한 옷방, 남편을 위한 서재, 아이를 위한 놀이방 등 다양한 공간에 대한 욕구로 소형이 아닌 중형을 찾는 것이다. 허 연구위원은 “2011년 이후 분양 아파트 2가구 중 1가구는 중형일 만큼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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