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부터 깔끔하고 친절하게 … ‘타의 모범’ 전략으로 신뢰 얻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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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남다른 열정과 의지는 사업 성공의 기본조건인 상혼의 밑바탕이 된다. 혼을 담아 사업에 임하면 리스크 관리 의지와 변화에 대응하는 부단한 학습의욕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오케이 핑퐁 홈페이지’를 보면 김태훈 대표의 탁구 사랑과 끊임없는 학습의욕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스포츠를 사업화하고,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가 투영된 상혼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 고유의 전략’이 불충분하면 사업 성공은 요행에 기댈 수밖에 없다.

 김 대표에게서 식별할 수 있는 고유의 전략, 즉 상혼을 성공으로 연결한 코드는 고객 감동(relation)과 독특한 차별화 역량(origin)이다. 김 대표는 교습과 탁구실력 등급제를 부가하는 회원제 운영을 통해 운동역량을 향상시키려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회원 상호 간 다양한 방식의 연습과 경기를 주선함으로써 탁구 파트너가 없던 고객에게도 아날로그적 인간관계 형성을 촉진하였다. 면대면 인간관계 형성이 원활하지 못한 요즈음, 탁구장에 가면 탁구 실력이 늘고 자연스럽게 절친과 오프라인 커뮤니티도 생기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김 대표에게서 돋보이는 차별화 역량은 사업 특성에 부합하는 서비스 리더십의 구축과 아날로그적 회원관리를 들 수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회원들의 신뢰를 얻은 것은 회원 확대와 안정적 유지의 비결이었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탁구장 운영자가 깔끔하고 친절한 인상을 가지고 생활에서도 모범이 돼야 회원들이 믿고 찾는다는 그의 지론은 많은 사업자가 새겨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그의 이러한 자기관리는 회원들의 특성과 교습일을 장부에 적어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홈페이지를 활발하게 운영할 정도의 컴퓨팅 역량이 있는 김 대표가 굳이 종이에 일지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아날로그형 회원관리를 하는 이유는 탁구를 통한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그의 사업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전국탁구연합회에 등록된 탁구 동호회는 4601개로 대략 인구 1만 명당 하나꼴로 조직되어 있다. 우리 동네에 하나쯤은 있는 셈이다. 추위에 맞서고 건강을 다지기 위해 탁구장에서 땀을 흘려보는 것은 어떨까?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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