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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기억해내는 것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53호 09면

스기모토 히로시 1948년 일본 도쿄 출생 릿쿄대학(立敎大學)에서 정치학·사회학 공부 미국 LA 아트센터 디자인 칼리지에서 사진 전공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1995), 독일 하임미술관(2000), 도쿄 모리미술관(2005),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아서 M. 새클러 갤러리(2006) 등에서 대규모 개인전

스기모토 히로시(杉本博司·65)의 국내 미술관 첫 개인전 ‘사유하는 사진’이 5일부터 내년 3월 23일까지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다. 그는 사진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핫셀블라드상’을 2001년 수상하고 영국 더타임스가 2009년 선정한 ‘1900년 이후 활동한 가장 위대한 예술가 200명’에 뽑힌 현대 사진의 거장이지만 단순히 피사체를 찾아 렌즈를 들이대는 스타일은 아니다. 대신 시각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구현해내는 개념 미술가에 가깝다. 카메라는 그런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현대 사진의 거장 스기모토 히로시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그는 말한다. “인류의 상상력은 예술 속에 깃들어 왔다. 그리고 지금, 알 수 없는 미래를 마주한 우리는 다시금 뒤돌아봐야 한다. 인류 상상력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기억의 원천을 더듬어봐야 하는 것이다. 예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기억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이 처음 사람이 되었던 때를 기억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대표작 49점을 볼 수 있다. 영화관 내부를 장노출 기법으로 찍어낸 ‘극장(Theaters)’ 시리즈를 비롯, 시공을 초월해 고대인과 현대인을 이어주는 근원으로서의 바다를 담은 ‘바다풍경(Seascapes)’ 시리즈, 16세기 궁정화가들의 초상화를 토대로 재현한 19세기 밀랍인형을 다시 사진으로 담아낸 ‘초상(Portraits)’ 시리즈 등이다.

그가 사유하고 구현해온 예술은 어떤 것일까. 소나무와 바다 시리즈로 유명한 사진가 배병우(63)가 이 동시대 거장의 예술세계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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