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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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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도의문화의 진흥으로 민족적 각성의 계기를 이룩하고자 삼성문화재단이 제정한「도의문화 저작 상」(논문 상·소설 상)의 제2회 수상작품이 20일 결정, 발표되었다. 인간회복을 위한 「도덕적 가치」를 주제로 한 이번 제2회「도의문화 저작 상」의 총 응모작품 수는 논문 상 부문에 67편, 소설 상 부문에 42편이었다. 이것은 제1회 때의 응모편수(논문 3백49편, 소설 1백24편) 에 비해 수적으로는 현저히 줄어들었으나 그 질에 있어서는 월등한 상승을 보여주었다. 특히 소설부문은 2천∼4천장의 대 장편들이 주축을 이뤄 주목을 끌었다.
작년 12월23일 마감한 이 작품들은 엄정한 심사를 기하기 위해 두 차례의 예심 과정을 거쳤는데 12월23일까지의 제1차 예심에 통과된 작품은 논문이 16편, 소설이 10편이었다. 연말까지 진행된 제2차 예심에서는 논문 6편, 소설 4편을 뽑아 본심에 넘겼다.
그 결과 논문 상은 김태길 교수의『우리들의 가치의식과 한국의 장내』(3백29장)가 당선작(고료1백만 원)으로, 소설 상은 조한왕씨의『인문도정』(3천9백70장)이 최우수작(고료 2백만 원)으로 선정되었다.
본심은 논문 상 부문을 고병익(서울대문리대학장·동양사), 김성식(고려대 교수·서양사), 이규호(연세대교수·철학), 이종복(본사출판국장)제씨가, 소설 상 부문을 유주현(작가), 서기원(작가) 홍사중(문학평론가), 손기상(본사 문화부장) 제씨가 각각 맡았었다.
다음은 제2회「도의문화 저작 상」의 논문 상 및 소설상의 심사평과 수상자들의 입상소감이다.

<논문 부문>
「도의문화 저작 상」에 응모한 논문들 67편중에서 6편이 본심에 붙여졌다.
그런데 예비심사를 거친 6편은 모두 매우 진지하게 도의의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다루었다. 그 중에서도 몇 편의 논문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6편의 논문들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거의 공통적인 평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서정씨의『도덕적 가치』는 입 논이 진지하고 문장과 용어 및 표현도 원숙하고 논리도 정연하였다. 그러나 논문의 구성이 평면적이고 병렬 적이어서 입체적인 연관성을 갖지 못했고 결론과 전체적인 주장에도 새로운 것이 없고 상식의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모한 논문들 중에서 성실한 노력이 엿보이는 논문이었다.
다음으로 신오현씨의『자유민주주의에 있어서의 도덕적 가치』는 학술적 논문의 성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 좋은 논문으로서 필자가 윤리학에 대한 저자들을 상당히 넓게 참고하고 있는 것이 나타났다. 그리고 필자가 철학적 및 기타 학문적 기초가 있으며 도덕적 가치의 문제를 정치·경제·사회·종교의 영역들을 생각하면서 사상사적으로 고찰하였다. 그러나 이 논문의 가장 큰 결점은 우리의 사회적인 현실과 역사적인 상황의 분석이 거의 없고 또한 외래어를 너무 많이 사용한데 있다.
다음으로 이승자씨와 김동준씨의 두 편의 논문들은 우연히 같은 제목『도덕적 가치』였었다. 이씨의 논문은 논지의 전개는 진지하였으나 논문작성에 미숙한 점이 많았다. 김씨의 논문은 짧은 글 속에서「소크라테스」와 공자의 사상을 너무 깊게 언급하여 논지의 불균형을 나타내었고 논문작성의 요령부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용일 씨의『어떻게 하면 우리의 새로운 삶의 길을 틀 수 있을까』는 우리의 전통적인 사상가들을 널리 다루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우리의 윤리사상사를 이룬 느낌이 있으며 국학적인 관점에선 가치 있는 논문이었다. 그러나「조화정」「시천주」그리고「합기덕」을 주축으로 한 천도교의 입장이 너무 강조되어 있고 또 개념들이 현대적인 표현으로 해석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 큰 결함이었다.
마지막으로 당선된 김태길 교수의「우리들의 가치의식과 한국의 장래』라는 논문에는 내용이 진지하고 체계적이면서도 표현과 전개가 평이한 위에 개혁적인 정열이 담겨있었다. 학문적이면서도 우리의 현실과 직결된 논문이었다. 오늘날 우리의 사회는 조직된 대중의 사회이다. 그래서 도의의 문제가 개인 윤리적으로만 다루어져서는 비현실적이고 타당성도 없어진다. 이러한「메커니즘」에 도전하기 위해서 김 교수는 전략을 제시하고 또한 정치적 지도자들에게 윤리적인 요청을 제시하고있다. 당선작으로서 일반 지성인들의 일 독을 권하고 싶다. 이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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