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딸과 함께 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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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7일 상오 7시 5분쯤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17의 36 창성방앗간(주인 황선도·47·여)집 안방에서 방앗간 종업원 권호경씨(24)가 짝사랑하던 정씨의 세째딸 김승실양(19) 침실에 뛰어들어 「다이더마이트」로 보이는 폭발물을 터뜨려 두 사람이 모두 숨지고 집이 크게 부서졌다.
이날 새벽 황씨는 딸과 함께 잠자다가 방앗간 일을 보러 밖에 나갔었고 옆방에 세든 어학두씨(37)의 아들 자철군(4)이 함께 잠자고 있었으나 다치지 않았다.
황씨에 의하면 권씨는 70년 6월 종업원으로 들어와 열심히 일한 덕으로 평소 친아들처럼 여겨 돌보던 중 김양을 짝사랑하는 눈치가 있었다고 한다.
권씨는 대학 「노트」 1권에 김양을 사랑하니 결혼하고 싶다는 내용의 일기도 적었다.
지난 5월에는 김양의 직장인 서울 종로3가 모 운동구상에 찾아가 결혼해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까지 했으며 충북영동에 사는 이종4촌 동생에게 화약을 구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권씨는 26일 밤 10시 30분쯤 평소 다니던 TV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술을 마시고 왔으나 행패는 부리지 않았는데 새벽녁에 일을 저질렀다.
경찰은 권씨의 머리와 가슴부분이 모두 날아간 것으로 보아 권씨가 폭발물을 가슴에 안고 김양에게 덮치는 순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다이너마이트」로 보이는 폭발물의 출처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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