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없고 수익률 내는 자산 배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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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채권 등에 분산투자하는 자산배분이 새로운 자산관리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증권사 직원이 투자상담을 하는 모습.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주식투자세계에서 자주 회자되는 말이다. 한 바구니 안에 여러 개의 달걀을 넣으면 바구니가 흔들리거나 할 때 달걀들이 깨져 먹을 수 없게 되듯이 주식투자도 한 종목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는 뜻이다.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해 놓으면 한 종목에 집중투자할 때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산관리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좋다고 주식에 가진 돈을 전부 걸게 되면 돌출변수의 출현으로 장이 출렁거릴 경우 속수무책의 상황이 되고 만다. ‘자산배분’은 주식의 변동성에 대처할 수 있는 자산관리 기법이다. 자산관리에선 수익성 못지 않게 안전성도 중요하다. 주식 외에 채권 등으로 분산투자해 놓으면 집중투자에 따른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자산배분이 종목선정이나 시세차익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수익률이 좋다는 실증 연구도 있다. 자산배분의 아버지로 불리는 투자분석가 개리 브린슨은 1986년 ‘파이낸셜 애널리스트 저널’에 실린 ‘포트폴리오 실적의 결정요인들’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투자이익의 기여도는 자산배분이 93.6%인 반면 종목선정은 4.2%, 마켓 타이밍은 1.7%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인덱스 펀드 창시자인 존 보글은 87년부터 96년까지 뱅가드 그룹산하 연기금 펀드의 실적을 분석했더니 자산배분의 공헌도가 88.7%에 달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다. 즉 주식 값이 떨어지면 채권을 팔아 주식하락분만큼 매수하는 식으로 자산배분을 해주면 장기적으로 매수단가가 하락할 것이고 결국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 된다.주식을 싸게 사는 것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 없다. 특히 급락장세에서의 자사배분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좋은 기회다.

 국내에서 자산배분 기법을 이용한 금융상품이 부상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심해지자 위험회피가 화두로 떠올랐다. 자산배분은 적절한 위험회피의 수단으로 자리잡게 됐고 관련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KDB대우증권의 폴리원(Folione)을 예로 자산배분형 상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살펴보자. 폴리원은 포트폴리오(Portfolio)의 폴리(Foli)와 하나라는 의미의 원(one)의 합성어로, 하나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시장상황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스스로 교체하는 랩 어카운트 상품이다.

 폴리원은 운용자의 정성적 판단을 배제한 채 KDB대우증권이 개발한 독자적인 자산배분모델이 주는 신호에 따라 위험자산의 편입비중을 0~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시장 상승기에는 주식 ETF(상장지수펀드) 등과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하락기에는 채권 ETF 등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교체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ETF는 개별종목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생기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랩상품은 특성상 계좌단위로 운용되기 때문에 고객 자신이 계좌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별도의 해지수수료가 없어 언제든지 해지 가능하다.

 폴리원은 추세에 따라 매매하는 상품이어서 장기적 성과가 돋보인다. 지난 2011년 8월 유럽위기로 인한 시장하락 직전에 자산배분모델이 하락신호를 미리 감지해 모든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교체한 점, 2012년 1월 시장상승시점에 다시 모든 자산을 위험자산으로 교체한 점이 성과에 기여했다.

 KDB대우증권 김분도 랩 운용부장은 “사람의 헤아림으로는 시장이나 주가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어 정성적인 부분을 배제해 경제지표로 주식시장의 싸이클을 추적하는 모델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폴리원의 자산배분모델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200여 개의 지표들을 활용해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과 비교한 뒤 지수와 가장 유사하게 움직이는 20개 정도의 지표를 골라 점수화 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리원은 KDB대우증권 전국의 영업점에서 언제든지 가입이 가능하며,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 소액투자자도 월 30만원 이상 적립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 사진="KDB대우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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