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상수총장 "내가 했다"

지난 9일 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평검사들의 토론에서 SK그룹을 수사 중인 검찰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가한 것으로 거론된 '여당 중진'은 민주당 이상수(李相洙)사무총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등 정치쟁점화할 방침이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진상규명과 문책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李총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SK 최태원(崔泰源)회장이 구속된 뒤 검찰 수사가 다른 대기업으로 확대될 것이란 보도를 보고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과 충격을 우려해 김각영(金珏泳) 당시 검찰총장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李총장은 "검찰이 강공 드라이브를 하는 의도는 무엇인지 당 안팎의 걱정이 있어 당 간부들과 의논한 다음 전화했다"면서 "현재 정부와 검찰 간에 협의 차원의 통로가 없으므로 집권당 총장으로서 우려를 전달하고 수사 배경을 알고 싶어 연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金총장에게 '환자를 수술하는 것은 좋은데 무리한 수술을 하면 죽을 수 있다. 균형있고 신중한 수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며 "그러나 수사 중단 같은 것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盧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이석환(李錫煥)검사가 "(수사하는 검사가)다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수사팀에 전달됐는데 이는 인사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李총장은 "나도 법조인인데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부인했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대변인은 "집권 여당의 사무총장이 특정 사건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은밀하게 검찰 수뇌부에 전화를 했다면 압력이 틀림없다"면서 "검찰은 李총장 등 외압에 가담한 사람들을 가려내 엄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