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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목택동의 대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전중 일본수상은 지난달 27일 갑작스럽게 모택동과 만났다. 이 자리의 대화내용은 간단하게 보도된 바 있으나, 이 자리에 동석한「니까이도」관방 장관은 일본에 귀국한 후 최근 대화내용 전부를 전했다. 다음은 전중-모택동의 대화내용이다. <편집자 주>
모=(미소를 띠면서) 싸움은 끝났습니까? 할 싸움은 해야지요.
전중=네, 주 수상과 원만하게 이야기가 됐습니다.
모=싸움이야말로 사이좋게 되는 시초가 되는 것입니다.
「다나까」수상은 최근「하와이」에 다녀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당신은 양식은 질색이다 역시 일본요리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데 북경요리는 어떻습니까? 마음에 들었습니까?
전중=네 좋습니다. 매일 맛있게 많이 먹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화제는 모 대주(마오따이)로 옮겨갔다.>
모=일본에서는 선거가 매우 큰일이 아닙니까?
전중=네, 그렇습니다. 전후 일본에서는 11회나 선거를 치렀습니다. 또 갖가지 선거가 있습니다. 당내에서도 매우 큰일로 되고 있습니다. 당에는 총재선거가 있어 나는 당내의 다수 표를 얻어 총재에 당선되고, 여당의 총재가 수상이 됩니다. 중공과는 전적으로 체제가 틀립니다. 선거 때가 되면 가두에 나가 선거운동을 해야만 됩니다. 나는 가두연설을 제법 잘합니다.
모=가두에서 연설하면 몹시 고단하시겠읍니다.
그런데 일본의 천황은 상징적인 존재라는데…?
전중=전적으로 그렇습니다. 천황은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신 헌법에 명시된 대로 일본국민의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모=그건 그렇고(요 승지를 가리키면서 아주 친숙하게) 그는 일본어를 잘 합니다. 일본에서 자랐기 때문에 일본에 대해서는 제일 잘 알지요.「다나까」수상, 귀국하실 때 데리고 가주지 않으시렵니까?
전중=네, 그분은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분입니다. 참의원선거에 입후보라도 하면 필경 당선될 것입니다(웃음).
모=나의 부친은 학자였습니다. 여러 가지 책을 읽고는 어려운 말을 잘하는 아버지였습니다.
사서오경이나 불교에 관한 말씀을 많이 들려주곤 했습니다. 나도 불교나 유교를 공부시켜주었으나 그리 능통하지는 못 합니다. 불교가 특히 그렇습니다. 대체로 불교는 인도에서 중국에 전해졌으나 중국에서 뿌리 박지 못하고 오히려 일본으로 건너가 꽃을 피운 게 아닙니까,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부친은 나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효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야단도 맞았습니다. 사서오경에 부모는 자식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으면 자식은 부모에게 효행을 하지 않는다는 글월이 있습니다. 자비를 베풀지 않고 야단만 쳐서야 내가 어떻게 부모에게 효행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하고있는 일이야말로 바로 그 책의 정신과는 틀리는 것이 아니냐고 말다툼도 했습니다.
그런데「다나까」수상은 중공인민에『미혹』이라는 말로 사과를 했다는데『미혹』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문제가 되어 있다면서요? 저 여자(앞에 앉아있는 여성통역을 가리키면서)를 포함한 젊은애들이 말썽입니다.
전중=일본에서 미혹이라는 말은 두 번 다시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진심으로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사과의 뜻입니다.
모=나는 알 것 같으니 그 다음은 외상끼리 잘하도록 하시오.
앞서 말했듯이 나도 책을 많이 읽었는데 중국의 2천년, 3천년 역사는 역시 오랜 것입니다. 오래된 것이 많은데 그것에 얽매이는 것은 역시 좋지 않습니다.
전중=그러면 늘 원기 왕성하시기를 바랍니다.
모=고맙습니다. 그런데 나는 신경통이 있어 차차 약해지고 있습니다. (명랑하게 미소짓는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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