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을 바꾸면 건강이 보인다] 7. 가난한 식탁을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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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비만은 만병의 원인으로 통한다. 그런데도 비만자의 비율은 해마다 높아만 간다. 하지만 식습관을 조금만 바꾸면 쉽게 피할 수 있는 게 비만이다.

식탁에 가급적 음식을 많이 올려놓지 않는 것이다. 또 식사가 끝나면 바로 식탁을 깨끗이 치워야 한다. 음식이 눈에 띄면 자꾸 먹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비만 연구'라는 전문지에 실린 스웨덴 학자(스톡홀름 후딘게 대학병원)들의 실험이 이를 증명한다. 연구팀은 비만한 중년 남성 18명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은 눈을 뜨게 하고 다른 집단은 눈을 가린 뒤 음식을 먹게 했다. 눈을 가린 집단의 1인당 평균 음식 섭취량은 3백59g으로 눈 뜬 집단(4백70g)보다 24%나 낮았다. 포만감은 집단 간에 별 차이가 없었다.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은 한끼분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사마라 닐센 교수팀이 6만명의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미국의학협회지 최근호)를 보자. 햄버거 1인분은 1970년대 162g에서 90년대 중반 198g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에 프렌치 프라이 1인분의 개수도 30개에서 50개로, 열량은 4백50㎉에서 7백90㎉로 증가했다.

한끼분 음식의 양이 계속 많아지고 있다는 말이다. 대책이 있다. 음식이 나오면 우선 바로 반으로 나눈 뒤 '전반전'을 치른다. 그후 몇분간 하프타임을 거친 뒤 그래도 '출출'하면 '후반전'에 들어가는 방법이다.

천천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위에서 뇌로 '잘 먹었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20분 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팝콘은 봉투째 먹지 말고 그릇에 옮긴 뒤 먹는 게 좋다. 자신이 얼마나 많이 먹고 있나를 인식할 수 있기 위해서다.

음식은 또 하루 세차례 먹는 것보다 조금씩 다섯차례 먹는 것이 낫다. 우리 몸은 소량의 음식을 더 쉽게 대사(代謝)시켜 열량을 빨리 소모하기 때문이다.

드레싱.소스.토핑 등은 열량이 많은 음식이다. 바로 음식 위에 뿌리기보다 접시 옆에 조금 담아놓고 먹는 것이 좋다. 특히 패스트푸드점에서 '점보''메가''수퍼' 사이즈의 햄버거.프랜치 프라이 등을 주문하지 말자.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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