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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의 베일 벗을 팔당유적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팔당「댐」으로 인한 수몰지구 합동 발굴 조사단(단장 진홍섭)은 25일 문화재관리국 회의실에서 제3차 회의를 갖고 금주 말부터 경기도 양평군 일원에서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착수키로 결정했다.
오는 11월「댐」의 완공을 앞두고 지난 4월 방대한 선사유적의 침수위기가 말썽을 빚자 급히 구성된 이 합동조사단에는 서울대·연세대·경북대·고려대·숭전대·단국대·이화여대의 박물관 및 국립박물관이 참가하고 있으며 발굴 예정지는 「댐」 상류의 남한강과 북한강의 강변 9개 지역이다.
합동조사반은 이에 따라 6, 7월에 걸쳐 이미 알려진 조사대상 지역을 답사, 지표에 있어서의 유물 분포상황과 발굴범위 등을 재차 예비조사를 베풀어 왔으며 이날 회의에서 7개「팀」으로 나눠 발굴키로 합의한 것이다.
한편 문화재관리국은 발굴비를 마련하기 위해 「댐」 시공기관인 한국전력과 협의해 왔는데 당초 7백만 원의 예산을 한전 측에 요구했으나 4백만 원 만이 주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발굴 대상지역 가운데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초기 철기시대 유적=서울대), 강산면 교평리와 양평면 양근리(구석기시대 유적=연세대), 와부면 진중리(신석기시내 유적=숭전대), 서종면 문호리(신석기시대 유적=경희대)등 4개 지역은 노출된 유물이 분명하여 우선 발굴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양주군 강하면 금수리와 다루래기 나루터의 신석기시대 유적을 맡은 국립박물관을 비롯하여 양주군 화도면 금남리의 지석묘 조사를 맡은 고대와 화도면 구암리 신석기 유적 조사를 맡은 이대·단대 조사「팀」등은 드러난 유적이 신통치 않아 주춤하고 있는 상태.
진 단장은 예산과 시간관계로 극히 불가결한 조사지역을 우선적으로 다루기 위해 보다 광범하게 수몰지역의 예비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함으로써 발굴 대상지를 일부 변경할 뜻을 밝혔다.
한강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이루어지게 된 이 발굴작업은 그만큼 귀중한 선사시대 유적으로 지목되는데 비하여 시일이 촉급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댐」이 만수가 될 경우 물에 잠기거나 혹은 유원지가 될 이들 모래펄은 구석기내지 신석기, 초기 철기시대에 미치고 있다.
다만 무문토기 문화만은 산언덕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 제외되며 강가에서 차돌을 깨어 연장으로 쓰거나 냇 돌을 곱게 갈아 도구로 삼았던 선주민들의 주거지와 지석묘가 이번 발굴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곳 유적들은 서울 근교의 가락동·암사동·미아리 등지 유적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집결돼있는 강 합류지역.
지난 수년동안에 서울근교 지역은 발굴이 베풀어진데 비하여 양평군 일원에선 본격적인 발굴을 해본 일이 없었다. 단지 2, 3개 대학이 산발적으로 답사해 이번 대규모 발굴의 실마리를 만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발굴의 성과는 2천년 이전의 한강변 문화를 규명하는데 획기적인 자료를 제시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특히 이미 부분적 발굴이 시행된 한강 하류와 상류를 연결 짓는 중간지점을 이번에 조사한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고 진 단장은 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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