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환경산업기술원, 공동주택 층간소음 줄이는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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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오래된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충북대 한찬훈(건축공학·한국음향학회장) 교수팀은 공동주택 바닥에 라텍스(폴리머)를 섞은 모르타르를 30~40㎜ 두께로 발라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을 28일 공개했다. 한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의 장점은 아이들이 뛰어다니거나 어른들이 꿍꿍거리고 걸을 때 나는 소음인 ‘중량충격음’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2004년 이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대부분 콘크리트 바닥(슬래브) 두께가 120㎜에 불과해 최근에 건설된 공동주택(바닥 두께 180~240㎜)에 비해 중량충격음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도 바닥에 소음 차단재료를 덧대는 시공 방식이 있었다. 이 방식은 물건을 떨어뜨릴 때 발생하는 ‘경량충격음’ 방지에는 효과가 있지만 콘크리트 재질이 아니어서 사람이 움직일 때 생기는 중량충격음을 줄이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한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슬래브 두께를 늘리는 과정에서 가벼운 라텍스 소재를 섞어 중량충격음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한 교수는 “시공 과정에 쓰이는 수입 재료를 국산화하면 ㎡당 8000원 수준인 시공비를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팀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진행하는 ‘차세대 핵심연구개발사업(2001~2011년)’의 연구 과제로 총 4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덕분이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층간소음·새집증후군·악취 등 생활 속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의 ㈜에덴바이오벽지가 2009~2011년 총 6억2200만원(정부 지원 4억6600만원 포함)의 연구비를 들여 ‘천연 벽지’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가 개발한 새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5겹으로 이뤄진 벽지의 중간층에 소나무·편백나무 등의 가루를 넣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고려대 산학협력단에서는 친환경 건축자재의 원료와 제품특성 등을 알려주는 ‘건축자재 환경성능 통합정보시스템’을 만들었고, 한양대 산학협력단도 실내·실외 대기오염 물질의 오염도로부터 건강 위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대기오염-국민건강 위해성 평가기법’을 선보였다. 환경산업기술원 권재섭 성과확산실장은 “차세대 핵심연구개발사업에 이어 2011년부터는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EI)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자원재활용과 주거환경개선 등 환경복지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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