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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잡소리 다쿠미, 바느질 다쿠미 … 곳곳에 이색 장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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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다쿠미는 종류도 다양하다. 닛산과 함께 다쿠미 직제를 갖고 있는 대표적 일본 업체인 도요타의 경우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만드는 규슈 미야타 공장에 100명 정도의 다쿠미들이 있다. 자동차 도장, 바느질, 디자인, 엔진조립 등 분야마다 19명씩의 다쿠미들이 존재한다.

 바느질 다쿠미의 경우 대시보드 등을 감싸는 가죽들을 정교하게 바느질해 꼼꼼하고 정교한 자국들을 만들어낸다. 바느질 다쿠미는 독특한 통과의례를 통해 선발된다. 손으로 90초 내에 고양이를 접어내는 것이 과제다. 그것도 자주 쓰는 손이 아니라 그 반대 손을 사용해야 한다. 손재주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그럴듯한 모양의 고양이를 접어내면 다쿠미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다.

 도장 다쿠미들은 700g의 압력과 차량 안쪽 패널 표면으로부터 30㎝ 거리에서 페인트를 분사해야 가장 좋은 도장면이 만들어진다는 등의 지식을 직원들에게 알려준다. 이들은 좋은 도장과 광택을 위해 현미경까지 동원한다. 도장 공정에서 형광 입자를 고르게 맞추기 위해서는 스프레이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야 한다. 이 때문에 현미경을 활용해 정확한 입자 크기를 제어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공장 측에서도 소음과 먼지를 최대한 없애 최상의 품질을 뽑아내기 위해 저소음 컨베이어 벨트와 물이 흐르는 이른바 ‘나이애가라 스크린’ 등을 설치해 다쿠미들을 돕고 있다.

 이 공장에는 장인 중의 장인이라 부를 수 있는 ‘렉서스 마이스터’도 2명 존재한다. 30년 이상 자동차 제조 현장에 종사한 이들은 내부실험 성능 드라이버로 활동한다. 오랜 경력 덕택에 차를 타보기만 해도 어느 곳에 문제가 있는지를 대번에 알아내기 때문이다. 닛산의 도치기 공장에는 잡소리를 잡아내는 다쿠미도 존재한다. 잡소리가 플라스틱 부품 쪽에서 생기는지, 서스펜션 내부의 고무에서 발생하는지 등을 찾아낸 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그의 임무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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