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가정 교사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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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주】지난 15일 상오 3시쯤 광주시 동명 2동 57의 2 유중호씨 (43·광주교대 교수) 집 별채에서 잠자던 유씨 집 가정 교사 조계욱 양 (19)이 「나일론」 끈으로 목이 졸리고 입에 피묻은 손수건이 물려 있는 채 목과 아랫배 등 일곱 군데를 식칼에 찔려 죽었다. 같은 방에서 잤던 유씨의 장녀 혜경 양 (15·D여중 3년)에 따르면 전날밤 잠자리에 들 때 주양 혼자 자기 책상 앞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14일 하오 11시40분쯤 방안에 불이 켜져 있고 주위가 소란해 눈을 떠보니 주양이 학생복 차림을 한 20세 가량의 청년과 말다툼을 하고 전등불을 끄려고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혜숙양은 무서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다가 주양의 비명 소리에 눈을 떴을 때 주양은 이미 죽어 있었다는 것이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유씨 집 현관 2층 장독대에 범인이 유씨 집에서 훔쳐가려던 옷가지 12점이 팽개쳐져 있음을 확인하고 주양의 죽음을 처음 강도 살인으로 추정했으나 주양이 죽은 유씨 집 별채에 범인이 외부에서 들어온 흔적이 없었고 주양이 입고 있던 잠옷에 피가 많이 묻어 있지 않았으며 주양이 죽자마자 유씨 집에서 피묻은 옷가지를 세탁부 김무덕 여인 (45·시내 동명동 46반 179)에게 빨게 했고 범인이 사용한 식칼이 유씨 집 것이며 새로운 사실을 캐내고 유씨 집 내부 사람이 강도 살인을 가장한 치정 살인이 아닌가 보고 유씨의 가족들을 불러 새로운 각도에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광주시 풍향동 592 편모 강숙희 여인 (42)의 둘째 딸인 주양은 전남여고를 졸업, 가정이 어려워 진학을 포기하고 내년 대학 입시를 위해 시내 신성학원에 다니면서 유씨 집에서 지난 3월7일부터 월 5천원씩 받고 가정 교사를 해왔다.
주양은 전남여고가 지·덕·체·기능을 겸비한 학생에게 해마다 주는 종합장제의 첫 수상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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