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머슨』상에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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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과학예술「아카데미」의 문학분과위원회가 상금 2천「달러」가 걸린 「에머슨·도로」 문학상 후보자로서 저명한 미국시인 「에즈러·마운드」를 추천한데 대해 과학예술「아카데미」집행위원회가 이를 거부하여 물의를 빚고있다.
미국의 유명한 사상가며 시인인 「랠프·왈도·에머슨」(1803∼1882)과 「헨데이비드·드로」(1817∼1862)의문학적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괄목할 만한 활동을 벌인 시인에게 수여되는 이 상은 미국문단에서 꽤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평가되어 왔는데 4명으로 구성된 문학분위 심사위원만이 금년도 수상자로서 이의 없이 「에즈러·파운드」를 추천했으나 집행위원회는 「에즈러·마운드」가 2차 대전 중 친「파시스트」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에즈러·파운드」의 추천을 13대9로 각하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매서추세츠」기술원의 생물학교수이며 이 「아카데미」회원인 「제럼·레트빈」에 의해 밝혀졌는데 그는 집행위원회가 「에즈러·파운드」의 수장 추천을 거부한데 항의하여 「아카데미」회원직 사퇴서를 내면서 집행위의 부당한 처사를 널리 공표 했다.
「레트빈」은 「에즈러·파운드」의 인간적인 실책과 그의 시 세계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고 『설혹 그가 그의 인생에 있어서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해도 그가 미국문학사에 끼친 공적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트빈」의 이러한 견해에 대해 미국 문단에서도 동조하는 사람이 많은데 「보스턴」에 본부를 둔 미 과학예술「아카데미」대변인은 이러한 물의에도 불구하고 금년도 「에머슨·도로」문학상은 해당자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1885년 「아이다호」에서 출생한 「에즈러·마운드」는 1900년대부터 「이미지즘」을 주로 한 새로운 시운동을 벌여 주목을 끌었으나 2차 대전 중 「이탈리아」에서 「파시즘」을 선전하는 해외방송을 행함으로써 전후 전범으로 처리되었으나 58년 재판에서 정신이상자로 판결을 받아 무죄 석방된 바 있다.
그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다. (뉴요크·타임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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