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지방 소형’이 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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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기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을 지배해온 대표적인 키워드가 ‘차별화’다. 지역·주택크기별로 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 정도가 심하면 양극화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지역·크기에 따른 주택시장 차별화 양상이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완전히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보단 양극화가 좀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겠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수도권과 지방이 대비됐다. 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금융위기 이후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10%가량 빠진 반면 지방은 40% 정도 뛰었다. 8·28대책 이후 서울·수도권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기존 시장 흐름을 되돌려 놓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중소형과 대형이 엇갈린다. 금융위기 이후 소형은 30%, 중형은 13% 정도 올랐지만 대형은 8% 하락했다. 이들 두 가지 양극화를 조합해보면 지방 소형이 제일 잘 나가고 서울·수도권 대형은 최악인 셈이다.

이 같은 양극화가 내년에도 이어질까. 내년에도 지역별, 주택크기별로 시장이 따로 움직일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별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지역적으론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궤도가 서로 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도 간극은 좀 줄어들 것 같다.

8·28대책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28대책 후속조치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개 내년 상반기까지는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지방 역시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겠지만 8·28대책 효과를 볼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지방이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상승세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중소형 초과수요, 중대형 초과공급’ 지속될 듯

서울·수도권이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지방 상승세가 둔화된다면 서울·수도권과 지방 집값 양극화는 완화될 것이다.

이에 비해 크기별 양극화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연도별 가구수 증감을 통한 주택수요와 미분양주택 등 주택공급을 따져본 결과 서울·수도권은 ‘중소형 초과공급에서 초과수요로 전환, ‘중대형 초과공급 지속’, 지방은 ‘중소형 초과 수요 축소 이후 재확대, 중대형 ‘초고공급 심화’로 나타났다.

앞으로 중소형 주택 수요인 3인 이하 가구는 서울·수도권에서 매년 18만 가구, 지방에서 20만 가구 늘어나는 데 반해 중대형 주택 수요인 4인 이상 가구는 서울·수도권의 경우 매년 5만 가구, 지방 매년 8만 가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방의 경우 그동안 중소형 주택 공급이 많이 이뤄져 왔으나 올해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어 앞으로 공급위축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익성 면에서 볼 때 내년에 어떤 집을 사야 할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유망한 종목의 수익성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중소형은 금융위기 이후 수요가 몰리며 지속적으로 올랐다. 공급도 많았다.

때문에 중소형 수익성을 장담하기 힘들다. 이에 반해 중대형은 그 동안 가격이 많이 빠졌다. 중소형은 많이 올랐고 중대형 가격은 많이 떨어졌는데 어느 게 더 많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까. 서울·수도권과 지방, 중소형과 중대형으로 나누는 기준으로는 답을 내기 어렵다. 본인이 살고 싶은 동네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동네의 수급이 어떻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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