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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빛난 고구려의 별 고송 총의 성좌 도를 보고|조경철(연세대교수 천문학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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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일본의 문화발생지인 「나라」(나량)현을 중심으로 한 그 일대는 「아스까」(비오)문화로 호칭되어 일본인들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고향이다. 그런데 이번에 고고 학계뿐만 아니라 천문학계에도 청천이 뇌동하는 것 같은 놀라운 발견이 보도되었다. 발표된 그 고분의 벽화내용을 보니 이 하늘의 동서남북을 관장하는 사신의 그림 외에도 가지가지의 풍속도가 인물위주로 그려져 있어 일본의 문화원천은 그야말로 한국의 우리 선조 들의 손으로써 채워졌다는 일에 다시 한번 쾌재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금박의 성좌>
관을 모신 석실의 천장에는 금박으로 작도된 성좌가 빛나 있었다한다. 현금의 대한민국은 천문학에는 아무 관심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이 마당에서 눈물이 나게끔 반가운 소식이었다. 성좌연구에 일생을 바친 일본학자 「노지리·호오에이」(야고포영)씨는 당년 87세의 노학자이다.
그는 영문학을 조도전 대학에서 전공했다가 성좌의 신비에 유혹되어 일생을 성좌와 같이 산사람이지만 그는 이 고분의 성좌 도를 보고 서슴지 않고 『세계최대규모의 고대인의 성월력』이라 단정했다.
나 자신이 성도를 보고 알려진 성좌와 동정해보느라고 애를 썼지만 야고씨와 마찬가지로 「오리온」성좌밖엔 당장에 판별할 수가 없었다. 하여튼 이것은 고사하고 그 옛날 중국에서는 농업으로써 위국 영가 했었기 때문에 계절을 올바르게 알 필요가 있다.
이 이유 때문에 은·주시대서부터 지면에 수직 봉을 세워 동지며 하지를 측정하여 1년의 길이를 정확히 알 수 있게되며 동시에 태음력과 태양력의 요소를 가미한 음·양력을 옛날부터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그네들은 적도에 가까운 성좌를 28개 선택하여 이십팔(수)이라 하고 이것을 규준으로 하여 천체의 위치를 쟀다.
28이란 수는 달이 천공을 일주하는 항성월 27·32일에 가까운 숫자로서 생각해 낸 것인데 숙이란 달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숙명은 각항씨 방심미기 두우여 허위 실벽 규루위묘필자삼 정귀유성장익진으로 되어있다.

<"숙"…달 있는 자리>
이 숙를 대략 12등분하여 서양서는 춘분점에서 시작하여 30도 각마다의 간격을 12궁이라 하였지만 이것과 비슷하게 12차라 하였다.
서양의 12궁은 황도를 12등분하였지만 12차는 적도를 12등분한 것이다.
이것을 다시 4등분하는 것으로 동서남북숙로하여 전기 사수신인 식용 백호 주작 현무들이 지키고 있는 것으로 했다. 성좌에 관한 최초의 해설서는 사기의 「천관서」이다.
여기서 사수신 이야기가 조금 나오지만 나는 이 사수 신과 관련된 성좌의 구분양식은 어디까지나 고구려 고유의 것, 즉 우리민족 고유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의 한대를 전후하여 분묘형식이 악랑분묘의 형태를 가졌지만 한 대서부터 당대까지 약 7백년동안 한국반도와 북으로는 만주북방까지 패권을 과시했던 한국민족으로서는 역사상 최대의 판도를 누빈 고구려가 고귀한 사람들의 분묘의 석실 벽에는 반드시 그 방각에 응하여 사신의 상이 그려져 있었고 천장에는 성좌를 표하는 도형이 그려졌던 것이다.
이것들은 사신에 대응하는 사방숙의 대표 및 북두칠성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지만 특히 만주의 집안현통구에서 발견된 각저 및 무용총의 천장에는 사신 또는 사방 숙을 대표하는 성좌가 그려져 있고 3개의 다리를 갖고 있는 새(조)와 개구리 하나를 그려 달의 운행과 중앙에 그려져 있는 태양과의 상대성을 표현하였다.
이것이 동양서 발견된 최고의 성좌도였고 이것이 또한 우리의 고구려 선조가 만든 것이라 함을 알아야한다.(왼쪽사진 참조) 사신의 화려한 그림은 전기한 평양근방의 낙랑 고분에는 너무도 아름답게 현존되어있다.
이렇게 짜임새 있는 질서정연한 우주공간에 대한 파악과 죽은 뒤에도 생전에 매일같이 생활해 오던 사신과 성좌와 같이 있다는 안위 감과 또 그들의 보호를 죽은 뒤에도 받겠다는 뜻에서 고구려는 천문학이 매일의 생활이요, 그들의 영원한 벗이었던 것이다.
이번 일본서 발견된 성도는 물론 이 전통이 고구려의 손으로 일본에 이어진 것이며 그 규모 상으로 보아 확실히 통구의 것보다는 별의 수가 많다.

<"세계최고" 긍지를>
오랜 시일이 지나 더 많은 성수를 헤아릴 수 없음이 한이다. 그러나 이번 것이 다양성을 띤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그 분묘가 통구의 것보다는 후기의 것이 틀림없으니 사고력의 진보를 시일과 더불어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천문학의 기원은 고대 「바빌로니아」시대서부터 그 족적을 엿볼 수가 있다. 별들의 관측기록은 기원전 7백년까지 올라가 볼 수가 있다.
서양최고의 성도는 기원전 2세기의 천문학자 「히팔카스」가 처음으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각 별을 직선으로 연결하여 기하학적인 도형표시를 한 것으로는 나도 야고씨와 마찬가지로 『세계최대 최고의 성좌도』라고 서슴지 않고 민족적 우월 심을 갖고 단정할 수가 있다.
한국의 성좌가 우리 고구려조상의 손으로 일본에서 빛나게 하였다는 점에서 현금의 대한민국의 천문우주과학계의 쇠미 상태를 아울러 미루어 볼 때 우리 나라 당국의 보다 더 적극적인 진흥정책이 정말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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