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3' 펜더 수제 기타 헌정 받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한국의 대표 기타리스트 3인방이 13일 세계적 기타 브랜드 펜더의 장인이 특별 제작한 커스텀 메이드 기타를 증정받았다. 왼쪽부터 신대철, 펜더 마케팅 총괄 마이크 엘드리드, 김도균, 김목경. [신현식 기자]

“우리는 한국에서 온 G3(기타리스트 3인방)입니다.”

 TV에서 흔히 보던 아이돌의 미국 무대 인사말이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3명의 기타리스트 신대철(46)·김도균(49)·김목경(54)씨가 세계적인 명품 기타 브랜드 ‘펜더(Fender)’ 본사의 커스텀 메이드 센터에서 한 말이다.

 이들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로나에 위치한 펜더 본사에서 그들만을 위해 특별 제작된 커스텀 시그니처 기타를 증정받았다. 펜더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기타리스트들만을 상대로 진행하는 ‘펜더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쇼케이스’에 선정된 세 사람은 홍콩의 폴 웡, 대만의 스톤과 함께 초청을 받았다. 2009년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75)씨가 한국인 최초로 펜더의 특수 제작 기타를 헌정받은 이후, 세 명이 한꺼번에 특수 제작 기타를 증정받은 것이다. 신중현과 신대철은 부자(父子)간이다.

 신대철씨 등은 펜더 측 요청으로 수개월 전 각자 원하는 기타의 세밀한 사양과 디자인 등을 전달했다고 한다. 펜더의 장인(匠人)들은 그들의 주문 그대로 담아 ‘꿈의 명기’를 만들었다. 증정식에서 펜더 본사의 마케팅 총괄 마이크 엘드리드는 기타의 이모저모를 자세히 설명해줬다. 오래전부터 펜더 기타를 연주해왔다는 세 사람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을 위한 기타를 갖는 건 아티스트에게는 다시 없는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도균씨는 “한국 록 음악의 위상과 기타리스트들의 실력을 세계 음악 시장이 인정한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했고, 김목경씨는 “오래도록 함께해 온 기타처럼 편안하고 익숙해 손에서 놓기가 싫다”고 했다. 신대철씨는 “좋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며 기타를 높이 들어올리고 엘드리드 총괄과 함께 ‘로큰롤’을 외쳐 펜더 관계자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증정식이 끝난 뒤엔 폴 웡, 스톤과 함께 증정받은 기타로 즉석 연주를 펼쳤다. 세 사람은 내년 초 증정받은 펜더 기타로 합동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코로나=이경민 기자
사진=신현식 기자

미국 본사에서 쇼케이스
"한국 록, 세계서 인정" 감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