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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가 남아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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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유가 철철 남아돈다. 목장에서 짜내는 원유는 소비가 너무 적어 공급과잉상태. 그렇다고 분유 등 가공처리조차 수요부족으로 중단하고 있어 곳곳에서 우유가 남아돌아 공짜로 나눠주고 있다.
이미 지난7일부터 1주일동안 처분할 길 없는 우유 50g들이 60만병(시가 1천5백만원)이 무상급식으로 학교 등 각계에 뿌려졌고 앞으로도 당분간 10일 간격으로 1주일씩 같은 양의 우유를 계속 뿌리지 않을 수 없는 업계의 실정. 이 같은 소동은 우리 나라 낙농업계에 처음 있는 기현상이다.
파동은 지난달 중순부터 밀어닥치기 시작, 지난 5∼6일엔 국내 제1의 우유가공 공장인 서울우유협동조합공장이 쌓인 우유로 뒤덮여 목장으로부터의 새 수유가 「올·스톱」 되는 최악의 고비를 빚었다.
업계에 의하면 불씨는 미「베아티리스」식품이 운영하는 국내 제2의 우유가공업체인 대한식품(수원)이 가공생산규모를 축소한 탓. 하루 2만5천㎏의 원유를 목장으로부터 받아들인 대한식품은 지난달 중순 1만3천㎏으로 수유량을 줄인 조치를 단행했다. 이유는 계속된 불황으로 ▲각종가공제품이 이미 6개월 분(시가 2억원)이나 쌓여있고 최근 판매량도 시유 4천㎏, 분유 등 5∼6천㎏으로 1만㎏에 불과, 재고량이 날로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대한식품에 납품되던 하루 1만2천㎏의 원유가 판로를 잃고 날마다 목장에 그대로 저장되게됐다.
서울우유협의 경우 하루 9만5천㎏ 가공시설에 빠듯한 9만4천∼6천㎏이 밀려들기 때문에 받아줄 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요즘 서울우유협동조합 공장엔 서울·경기일원 1천5백 목장에서 한꺼번에 몰린 우유 통으로 꽉 찼다. 날마다 가공용량을 넘는 1만여㎏의 우유가 쌓여나가 미처 처치를 못하고 썩어 내버린 것만 5만여㎏.
지난5일엔 하루 총 처리능력을 초과하는 10만여㎏이 쌓여 7일부터 1주일동안 계속 공짜 시유로 쏟아내 간신히 수유마비상태를 벗어났다.
이 공짜 시유는 우유협의 유가 시유 2만4천㎏의 절반이다. 면목동 33개 국민교에 13일까지 1주일 동안 10만㎏(50만병)을 돌렸고 대광 등 8개중에 1만㎏(5만명), 치안국·서울시경 등 등…모두 60만병을 뿌렸다. 병당 공장도 가격이 20원. 우유1차 파동이 최소한 1천5백만원 손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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