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탄 미국현대시의 지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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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 미국시단의 2대 지주였던 미국시인 「존·베리먼」(57)이 지난 7일 미니애폴리스의 「미네소타」대학구내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베리먼은 「로버트·로엘」과 더불어 미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지주이며 10여년래 미국은 물론 영국시단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쳐 온 시인이다.
베리먼은 65년에 『77편의 꿈의 노래』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그후도 속편인 『노래』를 4백편 가까이 써서 69년에는 전 미국 도서상을 받아 높이 평가되었는데 일반독자에게도 널리 읽히는 흔하지 않은 인기시인이었다.
제2차대전후의 미국 시는 「파운드」 「스티븐스」 「윌리엄즈」 「카밍즈」 「무어」등 20년대 30년대의 위대한 전위시인들의 뒤를 이어 폐쇄적이고 고답적인 현대시를 외계에 유도하려고 하면서도 도리어 시로서의 중핵을 잃는데 끊임없이 위협되어왔다.
이와 같이 고통스러운 시작을 견디면서 새로운 시경을 용감하게 개척해 온 미국시인 중의 가장 대표적인 한사람이 「베리먼」이었다.
그는 이미 죽음을 예감했든지 지난해 발표한 신작시집 『사랑과 명성』의 맨 끝에 11편을 엮은 『주에의 인사』를 제목으로 한 시편들을 싣고 자기의 내면적인 절망을 노래하며 주에의 감사를 경건하게 피력하고 있다. 【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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