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한 여인과 한방서 52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부산】부산 남부 경찰서는 3일 동거 여인을 목 졸라 죽인 뒤 방안에 두고, 52일 동안을 시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아온 시내 동래구 민악동 715 홍만수 씨 (62)집에 세든 함주호씨 (37·노동)를 폭행 치사 및 시체 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함씨는 지난해 12월12일 하오 11시30분쯤 그의 셋방에서 동거 여인 박관이 여인 (38)을 목 졸라 죽인 뒤 시체를 방안에 그냥 두고 이불로 씌워둔 채 지난 2일 하오까지 52일 동안을 한 방에 살아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집주인 홍씨가 집안에 고약한 냄새가 나고 함씨 방에서 구더기가 나와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 경찰의 현장 조사 결과 확인된 것이다.
함씨는 범행하던 날 밤 박 여인이 장사를 하겠다면서 장사 밑천을 대 달라고 해 싸움을 벌었다가 근처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들어온 뒤 또 싸움을 벌여 주먹다짐을 했는데 이튿날 깨어보니 죽어 있어 처리할 궁리가 나지 않아 그냥 이불을 덮어두고 지내왔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