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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천국 제주 … 관광객 불러들일 콘텐트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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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박물관은 콘텐트의 보고다. 3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문화관광 세미나. [사진 본태박물관]

제주도가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하려면 체계적 문화 콘텐트 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문화관광포럼(대표 이선화)이 3일 서귀포시 안덕면 본태박물관에서 연 ‘21세기 문화관광을 주도하는 박물관의 역할’ 세미나에서다. 특히 최근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일만한 차별화한 박물관 문화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본태박물관(관장 김선희) 개관 1주년 기념을 겸한 이날 세미나에는 제주 지역구 의원들도 다수 참여해 뜻을 모았다. 우근민 도지사는 “천혜의 자연환경만으로 관광객을 두 세 번씩 오게 하는 건 어렵다. 제주의 격조를 높이는 문화예술 시설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올 들어 시동을 건 가파도 섬의 문화적 개발, ‘물방울 작가’ 김창열 미술관과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인 명창 안숙선 공연장 건립 등이 그 일환이다.

 주제 강연에 나선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경제가 밥이라면 문화는 따뜻한 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미 제주에 들어선 백여 곳 박물관의 대중교통 연결, 프로그램 공동 개발 등으로 기존 문화자원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동시에 제주도만이 특화할 수 있는 ‘올레길’ 같은 박물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중국과 일본의 박물관 현황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장의 주(駐)제주 중국 총영사관 주재관은 “개혁개방 뒤 중국 전역에서 박물관 설립이 황금기를 맞았다”며 “그 박물관들이 문화여행 자원을 제공해 중국의 관광업을 움직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카가와현 ‘나오시마 아트 섬(Art Island)’ 사례를 발표한 이와모토 시게이사 제주 일본 총영사관 부영사는 “1992년 베넷세 하우스 미술관동이 개관한 뒤 97년 ‘집 프로젝트’, 2004년 지중미술관 개관, 2010년 이우환 미술관 개관과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관광객 수가 약 9배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미술관과 미술축제로 지역발전을 도모한 성공담이다.

 김성명 국립제주박물관장은 “제주를 박물관 천국이라 부르지만 일각에서는 ‘쓰레기박물관 도’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며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관람객을 감동시키는 제주 박물관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귀포=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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