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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임부건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찌는 듯한 한여름의 무더위는 보통 사람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하물며 임부들에게 있어서랴. 이러한 무더운 여름을 무사히, 그리고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임부들이 해서는 안되는 「터부」 혹은 지켜야할 점들이 많다. 여름철 임부들이 특히 주의해야할 점에 대해서 박찬무 박사(국립의료원산부인과과장)에게 알아본다.
임신 중 경계해야할 적은 피로다. 여름철은 더위로 쉽게 피로하게 된다. 그러므로 휴식은 피로해져서 취할 것이 아니라 피로하기 전에 취하도록 한다.
덥다고 집안에서 그냥 놀기만 하면 안된다. 적당한 체조나 운동으로 항상 몸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한다. 특히 명심해야할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야말로 건강의 길잡이라는 사실이다.
여름철은 높아진 온도와 습도로 불쾌지수가 높기 마련, 자연 짜증과 신경질이 일어날 때가 있다.
그러나 임부들의 짜증은 금물이다. 짜증이 식욕을 저하시키고 혈압을 높이기 때문이다. 임신 중에는 무엇보다도 정신의 안정이 제일이다. 따라서 짜증이 날 때는 음악감상·독서·뜨개질 등으로 기분을 안정시키도록 한다.
덥다고 해서 선풍기나 「쿨러」 바람을 장시간 직접 쐬는 것은 몸에 해롭다. 또한 너무 냉방이 잘된 장소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도 좋지 않다. 가령 냉방시설이 훌륭한 백화점이나 상점에서 오랫동안 머물러서 「쇼핑」하는 것은 피해야한다. 몸이 차지면 부인들이 두려워하는 요통이나 견통(허리나 어깨가 저리고 아픔)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임신 중 소홀히 여겨서는 안되는 것 중 으뜸인 것이 여름감기다. 왜냐하면 여름감기는 대부분 설사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여름감기에 걸리는 경우 기침도 해롭지만 설사는 더욱 위험하다. 설사는 자궁을 자극해서 자칫하면 유산이나 조산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감기쯤하고 결코 소홀히 여기서는 안된다.
냉차·냉「코피」·「아이스크림」 등 찬 것을 너무 먹지 않도록. 여름철엔 그러지 않아도 소화기계통의 장기가 약해지는데 찬 것은 위장운동을 촉진하여 설사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임신 중 약을 사용할 때는 의사와 상담하도록 한다. 특히 설사약·감기약·수면제·「호르몬」제 등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한다.
여름철엔 식욕이 떨어지는게 보통이다. 그렇다고 편식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영양부족이 되지 않도록 영양제나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칼슘」이나 철분 등 「미네랄」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때라, 기운이 왕성한 경우는 목욕을 자주해서 몸을 청결히 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엔 특히 머리털이 불결해지기 쉽다. 자주 감아서 깨끗이 하도록. 그러나 해산달이 가까워 져서 엎드리기에 불편을 느끼거나 기운이 없는 임부는 미장원에서 감듯 편안한 자세로 누워 스스럼없는 가족에게 감겨달라고 하는 것이 현명하다.
임신 중에는 대하가 많아져 외음부주위가 헐고 진무르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는 탕에서 깨끗한 물로 씻되 비누는 사용하지 말 것. 깨끗이 씻은 후 아기의 땀띠에 바르는 「파우더」를 바른다.
수분과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해서는 안된다. 임신 중에는 원래 몸의 수분이 늘어나는 법인데 여기에 수분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게 되면 몸이 쉽게 붓는다. 염분도 마찬가지이다. 또 고혈압과도 관계가 있다. 따라서 수분과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무서운 임신중독증을 일으키는 때가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덥고 땀이 나고 해서 복대를 풀어버리는 것은 나쁘다. 복대를 하루종일해서 몸이 차지 않도록 해야한다.
복대를 두르는데는 정신적인 의미도 있다. 즉 복대를 만지며 뱃속에서 아기가 자라고있다는 느낌을 갖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항상 몸과 마음을 조심하게 되고 위험한 행동도 삼가게된다.
여름철은 산이나 바다의 유혹이 심한 계절이다.
더욱이 「바캉스」다 무어다해서 공연히 기분이 들뜨기 마련이다. 그러나 임신부의 경솔한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임신 4개월까지에는 유산의 위험이, 그리고 8개월이 경과한 임신에게는 조산의 위험이 따르므로 이때 「바캉스」를 가는 것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임신 5, 6, 7개월째는 임신 중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시기이므로 무리한 여행이 아니라면 떠나도 좋다. 그러나 출발하기 전에 신중한 계획을 세워서 과로하지 않도록 「스케줄」을 짜야함은 물론이다.
해수욕은 오래하지 않도록 직사광선은 몸에 해로우므로 큰 모자 등을 써서 햇볕을 피하도록 한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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