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지검장·수사팀 이견 있지만 외압이라고 하는 건 문제”

중앙선데이

입력 2013.10.2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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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호 04면

“윤석열은 제가 아는 한 최고의 검사입니다. 소영웅주의자라고 몰아가지 마세요.”

검사 출신 여야 의원, 윤석열 사태 어떻게 보나

 검사 출신인 새누리당 박민식(48·재선·부산 북-강서갑)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설전을 벌인 다음 날이다. “윤 청장이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면서 보고·결재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새누리당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26일 중앙SUNDAY와 만난 박 의원은 “윤 청장은 검찰 내 평판이나 일처리 능력 면에서 에이스 중 에이스”라며 “윤 청장의 특별한 상황과 우여곡절을 감찰 과정에서 균형 있게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직접 개입한 게 없고, 대선 승리에는 영향이 없었다 하더라도 적절한 시점에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993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박 의원은 부산지방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근무했다.

 -여당은 이번 사태를 ‘윤 지청장의 항명’으로 규정했는데.
 “항명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친정집(검찰)이 여러 군데에서 질타받으니 우선 마음이 안 좋고. 형제(윤 청장과 조 지검장)끼리 다툼이 있었는데 정치권에서 그걸 자기 유리한 대로만 활용하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 윤 지청장과 조 검사장이 서로 말이 다른데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단부터 하는 게 특히 안타깝다.”

 -윤 청장의 보고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데.
 “예단하기는 조심스럽지만 통상적인 보고가 이뤄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윤 청장이 조 지검장 자택에 찾아가 보고한 것이나 조 지검장이 윤 지청장의 말에 대해 ‘알겠다’고만 하고 오케이를 안 해준 게 그렇다. 결재를 득(得)하지 않은 상황에서 윤 지청장이 행동으로 나아간 건 문제가 있다. 그러나 윤 청장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도 감찰 조사에서 균형 있게 살펴봐야 한다. 윤 청장에게도 특별한 곡절이 있지 않았겠나. 윤 지청장이 주장한 ‘특수한 상황’이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느냐가 감찰의 핵심이 돼야 한다.”

 -검찰에 외압이 들어와 윤 청장의 수사가 훼방당했다는 야당의 주장은 어떻게 보나
 “동의할 수 없다. 중요 사건에선 검찰 상사와 수사 검사 간에 견해 차가 있을 수 있다. 그걸 수사팀에 대한 외압과 등치시키면 안 된다. 윤 청장도 그걸 외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제가 2005년 국정원 도청 사건으로 신건·임동원 원장이 구속될 때 주임검사였는데 당시에도 의견이 다 달랐다. 당시 난 수사검사로 지금 윤 청장과 같은 입장이었는데, 그 당시 부장과도 의견이 달랐다. 한 명을 구속할지 아니면 둘 다 구속할지 마지막까지 답이 안 나와 전국 고검장 5명이 회의를 했다. 거기에서 수사팀 의견이 전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때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오늘 호남을 방문하는데 꼭 영장을 내야 되겠나’라며 영장청구가 연기되기도 했다. 그래서 불만도 쌓였지만 끝내는 관철이 됐다. 이렇게 (검찰 내에서) 티격태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안통 대 특수통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검사들의 특기가 다 다르지만 파벌을 형성할 만큼 다툼이 있다고 보진 않는다. 이번 사건을 놓고 공직선거법으로 기소하는 게 적절한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공안 검사들은 무리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들었다. 의견이 분분하니 무죄가 날 경우 수사팀의 부담이 크고 그래서 공소장 변경 문제가 나온 것으로 본다.”

 -결국 정권의 입장과 검찰의 수사결과가 달라서 생긴 갈등 아닌가.
 “‘검찰 정치’와 ‘정치 검찰’은 다르다. 정치 검찰은 권력의 입맛에 따라서 수사를 고무줄처럼 하는 거다. 지금 정치 검찰은 몇 명 안 된다. 반면 검찰 정치는 여의도에서 검찰을 활용해 싸우는 것이다. 기소하고 재판받으면 될 일인데 정치권에서 재판을 다 해버린다. 이게 더 문제다.”

 -국정원 직원의 트위터 선거개입은 법적으로 어떻게 봐야 하나.
 “도청은 영장 없이 민간인에게 단 한 건이라도 했으면 불법이지만 댓글은 달았다고 무조건 불법은 아니다. 누가 무슨 내용으로 달았는지 검토해야 한다. 문제는 국정원장의 지휘 아래 조직적으로 했느냐다. 조직적이라고 판단하려면 개입의 정도가 아주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어야 한다. 에둘러서 (원장님 말씀에서) ‘나라가 어쩌고’라며 추상적이고 뻔한 이야기를 한 걸 갖고 직접 조직적으로 했다고 하긴 어렵다.”

 -야권의 주장을 대선 불복으로 보나.
 “대한민국 국민 99%는 이 사건이 대선에 영향을 줬다고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지나간 일이다. 내가 야당 의원이라면 (댓글 사건을 문제로 제기하는 데) 쌍수를 들고 반대했을 것이다. 야당 내에서도 온건 합리주의자들은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 그냥 화풀이일 뿐이고, 정서적으로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수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수사가 매끄럽게 잘됐으면 저렇게 싸웠겠나. 감찰이 진행 중인 만큼 이제는 서로가 말을 신중하게 하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 차기 검찰총장은 이런 검찰 구성원 간의 생각 차이를 경청하고 거리를 메울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 후보로 거론되는 4명 가운데 그런 분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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