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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파전 포석 월 대통령 선거전|10·3 향한 티우-키-민의 전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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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이공=신상갑 특파원】10·3 월남 대통령 선거를 불과 수개월 앞두고 월남 정계는 세 갈래의 전열 정비에 몹시 부산하다.
대통령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구엔·반·티우」현 대통령, 「구엔·카오·키」현 부통령과 재야의 「두옹·반·민」장군은 눈앞에 박두한 입후보 등록에 대비, 자체 세력 점검에 마지막 「피치」를 올리고 있다.
월남 정계에 군림하고 있는 이 3거성 중에서 입후보할 뜻을 공언하기로는 「키」부통령뿐이나 다른 2명은 우회적 방법으로 입후보할 뜻을 비치고 있다. 독립궁 (월남 대통령 관저)에로의 집권 경쟁 예행 연습에 열을 부쩍 내고 있는 세 후보 예상자 중에서 최선두를 달리고있는 사람은 「티우」대통령.
11명이 경합 안 67년 선거에서 전시 대통령으로서는 초라한 불과 34·8%의 득표를 한 바 있는 「티우」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란 강점을 바탕으로 4년의 치적을 방패 삼아 이번에는 「마이노리티·프레지던트」(소수지지 대통령)가 아닌 「머저리티·프레지던트」(다수지지 대통령)가 되기 위해 혼신의 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티우」는 전쟁의 주도권을 공산주의자들 손에서 빼앗고 경자유전의 원칙에 따라 농지 개혁을 단행한 것은 자기의 공로라고 4년 간의 치적을 강조하고 있다.
「티우」대통령의 수중에 있는 최강의 「카드」는 무엇보다 그의 연내의 정치 포석의 뼈대를 이루는 대통령 선거법 안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가 서명하기만 하면 발효될 대통령 선거 법안의 핵심적 부분은 입후보를 하려면 40명의 국회의원이나 1백명의 지방 의회 의원의 연서를 얻어야 한다는 제10조 제7항의 규정이다.
현재 상원의원 총수는 60명, 하원의원이 1백35명, 지방의회 의원이 5백54명으로 돼있다.
「티우」대통령과 후리후리한 키 덕분에 「빅·민」으로 통하는 「민」장군이 입후보에 필요한 서명을 얻기란 기정 사실처럼 보이나 「티우」정권의 부통령이면서도 사사건건 대통령의 정책을 비난해온 「키」부통령에겐 이 조항이야말로 그의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가하는 최악의 함정으로 화할 가능성이 극히 많다.
오늘의 월남의회 의원들의 친「티우」적인 정치성분으로 미루어 대다수의 의원들은 「티우」대통령을 위해 서명할 공산이 크며 나머지가 「민」장군에게 쏠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키」부통령의 몫은 별로 없다는 정치 산술이 된다.
이를 우려한 「민」장군은 공동의 적「티우」타도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호흡이 맞는 「키」부통령을 위해 자기 파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키」를 밀어 서명하라고 비밀히 지령했다는 설도 있다.
「민」장군으로서는 세 사람이 출마해야 현 정부 지지표가 「티우」, 「키」에게 양분되면 나머지는 자신에게 집중될 것으로 당선은 확실하다고 보는 전략을 짜고 있다.
63년11월초 「고·딘·디엠」정권을 타도한 영웅「민」장군은 3개월의 단명 집권 끝에 「쿠데타」로 실각, 한때 옥고를 치르고 태국으로 망명, 4년간을 그 곳에서 정치 방학을 했다.
6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시도했으나 『국가 안보에 유해한 인물』이란 낙인이 찍혀 재야에서 인내로써 권력 고지에의 행진을 기다려 왔다.
불교 신자인 「민」장군은 의회 내의 불교파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키」부통령은 자기 나름대로의 권력에의 집념이 강하나 국민의 득표율 보다 우선 첫 관문인 등록에 필요한 서명 획득 작전이 실패로 돌아갈 것 같다.
의회의 기반이 형편없이 약한게 그의 최대 약점이며 이는 반대로 여기에 착안, 대통령 선거 법안을 강행한 「티우」의 최대 강점이라고 「사이공」의 관측통들은 풀이했다.
「키」부통령 부처는 67년 때의 「티우」대통령과의 정치 밀약을 「티우」가 배신했다고 신랄히 규탄했다.
71년에는 「키」에게 양보하기로 「티우」대통령이 약속했다는 게 「키」측에서 말하는 정치 밀약이나 「티우」진영은 그런 밀약설을 일축했다.
아직 정식 입후보 절차가 끝나지 않았지만 세 사람 모두 자기 나름의 정치 노선을 밝히고 있다.
「티우」측이 승리를 통한 해결에 입각, 중립 반대, 연정 반대, 국토 분할 반대, 공산당 합법화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는데 반하여 「민」장군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지지하며 「하노이」와의 공존은 원하나 공산주의와의 연정은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한때 북진을 외치고 그 첫 공격의 선두에 서기를 자원하기까지 했던 「키」는 최근에는 군사 해결의 불가능을 강조하면서 이번 선거에 공산주의자가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전과 3백60도 다른 정책을 내세워 미국 측을 어리둥절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 미군이 격증될 때의 월남 수상이 바로 「키」였기 때문이다.
「키」부통령은 입후보가 정녕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때는 「민」장군과 동일「티키트」에 나올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이 아닌 듯 하다.
「민」장군도 출마에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자기의 압도적 당선을 보장하는 여건이 마련되는 조건하에서 입후보하겠다는 약간 아리송한 성명을 했다.
이는 승산이 없을 때 선거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비상 탈출구』로 해석된다. 이렇게 되면 「티우」의 무 경쟁 승리가 불가피하다.
「티우」가 대통령 선거 법안에서 노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반「티우」측은 비난했다.
「티우」가 단일 입후보하는 여건이 되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측은 미국 정부이다.
2명 이상의 경쟁을 통한 민주주의적 선거를 희망하는 미국측으로서는 세 사람이 모두 출마하여 「티우」가 떳떳이 이겨 미군의 철수 계획이 그대로 진행되기를 은근히 기대한다.「벙커」주월미국 대사는 월남에 있는 모든 미국 사람들에게 선거 관여는 물론 해서는 안되며 관여로 보이는 행동도 취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미국은 어디까지나 선거에 엄정 중립을 취하겠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정당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월남의 정치 제도 하에서 이번 선거는 「키」가 입후보 할 수 있느냐가 제1차적인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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