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JTBC `히든싱어 2`]‘히든싱어 신승훈 탈락’.
원조가 모방에 밀리는 게 이상한가. 현실은 그렇지 않다. 원조 가수가 모창 가수에게 졌다. JTBC ‘히든싱어’에서다. 프로그램 방송 이후 처음으로 모창 가수가 원조 가수를 이기는 이변이 발생했다. 19일 방송된 신승훈 편에선 팝페라 가수 장진호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신승훈에 2표 차로 앞서며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창 능력자가 우승한 것은 방송 16회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아름다운 기적을 일군 주인공이 무명의 팝페라 가수라는 점도 놀랍지만 그 상대가 다름 아닌 데뷔 23년 차 베테랑 가수,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움과 감동을 안긴다.
방송 직후 ‘신승훈’ ‘보이지 않는 사랑’ ‘히든싱어’ 등 연관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었다. 신승훈 편 동영상도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각종 SNS를 통해서도 “히든싱어 대박!” “시즌 2 강력해졌다더니 빈말 아니었네” “히든싱어 진짜 리얼이었구나” “마지막 전현무가 발표할 때 한일 축구 결승전 보는 줄” 등 네티즌 반응도 뜨겁다.
‘히든싱어’ 조승욱PD는 “작년 말, 초기 기획단계에서부터 제작진에겐 두 가지 실험정신이 있었다. ‘보는 음악 시대에 듣는 음악이란 게 가능할까?’ 하는 것과 ‘팬이 자신의 롤 모델이자 오랜 우상인 스타를 뛰어 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였다”고 말했다.
이어 “신승훈은 워낙 자기 관리가 철저해 데뷔 23년 동안 한결같은 가창력을 갖고 있는 가수라 단순 모창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며, “그러나 예심에 판사부터 중견기업 CEO, 심지어 신승훈이 데뷔할 땐 태어나지도 않았던 어린 대학생까지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팬층이 몰렸고 그중에서도 무명의 팝페라 가수 장진호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름다운 기적의 가장 큰 역할은 단연 가수 신승훈이었다. 그동안 오리지널 가수들이 초반엔 여유 있다가도 후반에 접어들면 살짝 엇박자를 탄다거나 미세한 애드립을 넣어 프로가수임을 드러내는 수가 있어 막판 감동의 실현이 좌절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신승훈은 초반 1·2·3라운드 모두 장진호에게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지막 4라운드까지 원곡 그대로 불러줬기 때문에 완벽한 드라마가 가능했다는 것.
이에 신승훈도 “내 노래를 그만큼 부르려면 얼마나 오랫동안 따라 불렀을까 생각해봤다. 그런 팬들과 대결이 아닌 자신의 지난 노래들을 한 소절 한 소절 원곡 느낌 그대로 재현해보고 싶었다”면서 “가수 생활 23년 만에 경험하는 아주 특별한 감동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