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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의 습관형성은 아동의 용돈에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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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동의 성격형성은 현대사회에서 자칫 소홀히 하기 쉬운 교육상의 중요한 문제다. 이는 심리학의 연구결과가 인간의 성격형성 시기를 아동기로 보고 있을 뿐 아니라 불건전한 사고의식이 사회에 만연됨으로써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항상 피상적 차원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주교대 장찬익 교수의 아동이 쓰는 용돈을 중심으로 조사한 아동의 경제적 의식에 관한 기초연구(새교육 5월호)는 아동생활의 중요한 일면의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는 용돈을 얻는 방법, 용돈의 출처, 용돈의 양, 용돈의 사용 방법 등을 서울시내 초등교생 3백60명과 학부모 1백8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아동들은 약60%가 필요한 액수의 용돈을 받아쓰고 있다.
용돈의 출처도 다양하다. 그러나 50.8%가 아버지로부터 받고 있으며 다음이 어머니로 38.1%다. 아버지로부터 용돈을 받는 아동은 5학년보다 3학년이, 남학생 보다 여학생이 더 많고 어머니로부터 받는 아동은 3학년 보다 5학년이 많다. 즉, 아버지의 관심은 고학년 보다 재롱둥이 저학년에, 동성보다 귀여운 이성의 여아에게, 그리고 어머니는 저학년보다 고학년 아동의 교육적 관심에 더 치중하는 듯하다.
초등학교의 아동이 15일 동안에 쓰는 용돈의 양은 얼마나 될까? 5백원 이상은 13.9%로, 그것은 고학년에 많아 5학년이 17.2%다.
그러나 32.2%가 1백원미만, 남녀별로 보았을 때 1백원미만이 여자보다 남자가 많으며, 반대로 5백원 이상의 고액에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4.6%나 많은 비율이다.
한편 이 같은 용돈을 아동들은 어디에 쓰고있을까? 전체적으로 33.1%가 저금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높은 항목이 21.7%로 학용품을 사고 있다. 아동들은 학용품에 대해 부모들이 사주는 것보다 자기들의 기호에 맞추어 직접사고 싶어한다. 이 현상은 여자가 남자보다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항목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썼다』는 아동이 의외로 약20%에 이르는데 이는 부모들이 실질적으로 아동들의 용돈의 용도를 5분의 1이상 모르고 있다는 아동교육상의 중대한 문제다. 이는 부모들이 금기하는 사행행위나 부정식품 등에 쓰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미루어 철저한 지도가 요청된다.
이 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장교수는 ①특히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정에서는 비정상적인 사회성의 발달을 지도하기 위해 아동의 요구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 줄 것 ②용돈사용의 올바른 지도만 있으면 그 액수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③부모가 아동에게 용돈을 줄 때는 자발적이고 자주적인 경제생활의 습관조성을 위해 자의적 사용을 권장, 지도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권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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