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승투수와 1할타자와 트레이드

중앙일보

입력

'18승 투수' Vs '1할대 타자'의 맞트레이드'

추가되는 현금도 없다.과연 이런 트레이드가 가능한 것일까? 하지만 이런 트레이드 카드가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 성사되고 말았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21일(한국시간) 올 시즌 팀 최다승(18승)을 올린 케빈 밀우드(28)를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대신 애틀란타는 필라델피아의 포수 쟈니 에스트라다(26)를 얻게 된다.

'18승 투수' 케빈 밀우드와 쟈니 에스트라다 카드는 맞트레이드 카드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에스트라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올 시즌 10게임 출장, 타율.118, 2타점을 올린게 전부.

올 시즌 방어율 3.24, 18승(8패)을 기록한 밀우드와 1할대 포수, 에스트라다의 어울리지않는 맞트레이드가 성사된 가장 큰 이유는 애틀란타의 '페이롤(Payroll)'때문.

그렉 매덕스가 연봉조정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약 1500만달러의 연봉 지급을 예상해야 하는 애틀란타 입장에서는 올 시즌 연봉 35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시즌 18승을 근거로 1000만달러로의 인상을 계획하는 밀우드가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된 것.

게다가 2003 시즌이 끝나면 밀우드가 FA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는 점도 다른 트레이드 이유가 되었다.

애틀란타 입장에서는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밀우드가 결코 아쉽지않은 굵직굵직한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마이크 햄턴, 폴 버드, 러스 오티스등 팀의 제 1선발급 에이스들을 모조리 영입하는데 성공한 애틀란타입장에서 밀우드의 팀내 효용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도 트레이드의 또 다른 원인이 되었다.

밀우드와 에스트라다의 '깜짝 트레이드'에 대해 이런 추측도 가능하다.

2001시즌 7승에 불과했던 밀우드가 올 시즌 18승을 거두자, 천정부지로 치솟을 연봉 인상을 예상해 애틀란타 단장,존 슈어홀츠가 밀우드를 대체할 선발카드를 미리 긁어모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애틀란타는 올 시즌 팀 내에서 최다승(18승)을 기록한 두 투수, 톰 글래빈(뉴욕 메츠)과 케빈 밀우드(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모두 보내버리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에스트라다는 빨랫줄같은 송구와 수비성공율 .995를 기록한 수비형 포수 유망주로, 주로 필리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한 선수. 트리플A 성적은 타율 .279, 11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에스트라다의 영입으로 인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주전포수 하비 로페스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필라델피아 입장에서는 밀우드의 영입에 대해 상당히 반색하는분위기.

이번 FA시장에서 눈독을 들이던 두 선발투수,톰 글래빈와 제이미 모이어(시애틀 매리너스)를 놓쳐버린 필라델피아 입장에서 밀우드의 영입은 '꿩 대신 닭' 이 아닌 '꿩 대신 봉'을 얻은 격이다. 밀우드는 필라델피아의 제 1선발이 확실시된다.

8천5백만달러(6년간)에 계약한 '거포' 1루수 짐 토미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부터 이적한 3루수 데이비드 벨의 영입으로 인해 강화된 파괴력을 보유하게 된 필라델피아는 밀우드의 영입으로 투타 양면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뤄, 한층 업그레이드된 2003시즌 전력을 구축하게 되었다.

'11시즌 연속 디비전 챔프 등극'이라는 전인미답의 신기원을 노리는 애틀란타 입장에서 같은 디비젼(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소속팀인 필라델피아로 밀우드를 트레이드했다는 것이 어쩌면 그들의 연속적인 행보를 가로막는 '불화살'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8승투수' 밀우드를 트레이드할 대상구단으로 필라델피아를 낙점한 애틀란타. 그 선택이 '잘못된 선택'인지 '적절한 페이롤 경감 방안' 이었는지는, 2003년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이면 명확하게 판가름난다.

이지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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