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그룹이 후원하는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중앙일보

입력

1 대명 상무팀이 광운대 아이스링크장에서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2 대명그룹은 대명 상무의
아시아리그 출전 비용을 지원한다. 사진은 대명그룹과 국군체육부대간 후원 협약체결 현장.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이 지난달 2일 ‘대명 상무’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았다. 대명그룹이 공식적인 후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이스하키는 비인기 종목이어서 훈련여건이 열악하다. 하지만 이번 대명그룹의 후원 협약으로 마음의 큰 짐을 덜었다는 대명 상무의 감독과 선수들. 그들의 연습 현장에 다녀왔다.
 

‘진짜 사나이’ 군인들로 구성된 대명 상무

지난달 13일 찾은 광운대 아이스링크장. 선수들의 기합 소리가 매섭게 울려 퍼진다. 까만 유니폼을 입은 건장한 청년들이 하얀 빙상 위에서 재빠르게 움직인다. 스케이트 날이 빙상 위를 가르고 선수들의 스틱이 쉴 새 없이 퍽(공)을 쫓는다. 몸싸움은 격렬해지고 속도감은 더해간다. 힘껏 내리친 스틱에 따라 골문을 가르는 퍽. 마치 실제 경기를 보는 듯 박진감과 긴장감이 맴돌던 대명 상무 연습 현장이다.

대명 상무는 9월 7일 안양 한라와의 아시아리그 개막전을 통해 데뷔했다. 선수들은 모두 군인 신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목표로 지난해 국군체육부대가 아이스하키팀을 신설했다. 팀 정원이 17명으로 ‘수적 열세’이지만 군에 입대한 안양 한라, 하이원의 주력 선수들로 이루어져 새로운 다크호스팀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명 상무를 이끄는 변선욱(50) 감독은 “수는 적어도 대표팀 생활을 오래한 최고참들로 구성돼 노련미는 제일이다. 이것이 우리 팀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대명그룹은 평창동계올림픽때까지 대명 상무팀을 후원하기로 국군체육부대와 협약을 맺었다. 대명 상무의 주장 이유원(30) 선수는 “이번 후원 소식에 선수들 모두 기뻐했다. 군에 입대해서 이렇게 경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로서 매우 큰 혜택을 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열정과 패기 느끼려면 경기장으로

여느 아이스하키팀에 없는 것이 대명 상무에는 있다. 바로 ‘군인 정신’이다. 이유원 주장은 이를 ‘수사불패(雖死不敗)’라는 한자성어로 정의 내렸다. 그는 “죽을 순 있어도 결코 질 수는 없다는 수사불패의 정신이 우리 선수들의 기본정신이자 팀의 슬로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은 한국과 일본, 중국을 오가며 아시아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대명그룹의 후원이 있어 가능하다. 한국·중국·일본 3개국 총 8개팀이 7개월간 벌이는 아시아리그는 ‘아시아 빙판 삼국지’로 불린다. 안양 한라, 하이원, 그리고 대명 상무가 한국 대표로 출전 중이다. 현재 대명 상무는 12전 6승 6패로 3위에 랭크돼있다.(10월 11일 기준)

아이스하키의 매력은 바로 ‘현장감’이다. 경기장에서 느끼는 박진감과 생동감, 그리고 열기는 TV에 담을 수가 없다. 이 주장은 “퍽의 빠른 스피드를 화면이 따라가지 못한다. TV로 보면 선수가 봐도 재미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경기장은 춥기 때문에 따뜻한 겉옷 한 벌만 챙겨가면 된다. ‘경기가 지루하면 어쩌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변 감독은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여러모로 제약이 있다. 그래도 이것만은 보장한다. 승패와 상관없이 관중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하는 것. 지더라도 흡족할 수 있는 경기의 재미를 보여주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라고 힘 주어 말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신재영(그라피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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