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용 차키·시계·USB형 … 인터넷 카페, 신형장비 정보 공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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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서버를 둔 S성인사이트에는 10일 현재 1만여 개의 몰카 영상이 게시돼 있다. 하루에도 30건 이상이 추가로 올라온다. 조회 수가 1만5000건이 넘는 게시물도 있다. 화장실·욕실·길거리 등에서 여성의 속옷이나 신체의 은밀한 부위를 찍은 사진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몰카 촬영자’는 ‘작가님’으로, ‘몰카 영상’은 ‘작품’으로 불린다.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몰카의 유통 통로는 대부분 온라인이다. 일부 성인사이트엔 몰카 전용 게시판이 있을 정도다. 각종 P2P·웹하드 사이트엔 몰카 영상과 사진이 수백 건씩 올라와 있다. 용량에 따라 책정되는 자료의 가격은 대부분 100~300원 선이다. 이들 사이트에선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몰카 자료들을 걸러내고 있지만 즉시 삭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화질이 선명하고 희귀한 몰카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직거래되기도 한다. 건당 5만~15만원 선이다. 본지 취재진은 지난달 말 오프라인에서 몰카를 판매하는 한 대학생(26)을 만났다. 그는 노트북으로 ‘맛보기 영상’을 보여주며 구매를 권유했다. 폴더에는 여성의 목욕 장면이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 등 수십 건의 몰카가 있었다. 그는 “수십만원을 들여 최신 장비를 구매하고 촬영이 용이한 연립·다세대·원룸·자취방 등 장소까지 직접 돌며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 등에선 신형 장비 구입처와 몰카를 촬영하기 쉬운 장소 등이 공유되기도 한다. 취재진이 이달 초 용산 전자상가 등을 직접 둘러보니 다양한 몰카 장비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용산 N상가엔 아예 ‘몰래카메라’라는 간판을 붙이고 파는 곳도 상당수였다. 자동차키·탁상시계·USB·카드지갑 형태 등 다양한 몰카 장비를 구할 수 있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몰카’라고 검색만 해도 수백 건의 몰카 장비에 대한 정보가 쏟아졌다. 가격은 7만~40만원까지 다양했다.

 몰카용 초소형 카메라가 유통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근거는 없다. 현행법상 영상촬영 장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성 인증만 받으면 유통 자체는 합법이라는 얘기다.

◆특별취재팀=정강현·손국희·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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