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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에 담은 시심…시인 협회서 신춘 시화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 시인 협회는 제3회 신춘 시화전을 8일∼12일 신문 회관 화랑에서 개최한다.
박목월·신석정·박두진·박남수·신석초 등 중견 시인을 비롯, 회원 40여명의 작품 50여점이 출품된 이번 시화전에는 액자 외에 여러 점의 가리개, 6곡 병(전봉건 시·안상철 서화), 시자 (김요섭 시·변홍규 도예품)따위가 전시되어 시선을 끌고 있다.
대개가 이미 발표되었던 시들이지만 박노수·김기창·서세옥 등 중견 화가에 의하여 혹은 시인 자신의 선화에 의하여 (김영태·박태진·성찬경·장윤우 등) 한결 같이 정성스럽게, 아담하게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 장윤우 시, 공예의 『난외』는 꽤 짙은 취향을 살렸고 전봉건 시 『석류』가 실린 6곡 병은 세개의 시 절귀를 각각 한 개의 연으로 만들어 이색적이다.
짧은 시, 조그만 액자들이 유난히도 많이 눈에 띄는 것도 특징이랄 수 있겠는데 그 본보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허영자 시·서세옥 화의 『조춘』은

<참말 참말 이상한 몸살 황홀한 듯 어지러운 입덧 성처녀의 무염시태>
박의상 시·김정진 화의 『곡예』는

<죽은 광대의 혼만이 달처럼 새벽까지 성당 문 앞을 서성거렸다>
더 짧게는 김종삼 시「라산스카」이다.

<미구에 이른 아침 하늘을 파헤치는 스콥 소리> 4행18자가 그 전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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