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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두산 빅뱅, 준PO 향방은 왼손 불펜이 쥐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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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향방은 '왼손 불펜'이 쥐고 있다.

넥센-두산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준PO) 엔트리(팀당 27명)에서 '왼손 불펜 가뭄'이라는 공통된 취약점을 보였다. 양 팀 모두 11명씩의 투수를 엔트리에 넣었지만 약속이나 한 듯 오른손 불펜 투수만 넘쳐난다.

넥센은 왼손 투수로 밴헤켄(34)과 오재영(28), 강윤구(23) 등 3명을 포함시켰다. 선발을 뺀 불펜 자원은 강윤구뿐이다. 두산의 형편은 더 좋지 않다. 왼손 투수가 전체를 통틀어서 유희관(27)밖에 없다. 김진욱(53) 두산 감독은 지난 7일 열린 준PO 미디어 데이 때 "시리즈가 5차전에 가지 않는 한 유희관이 불펜으로 나오는 일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왼손 불펜 없이 시리즈를 치르겠다는 뜻이었다.

두산은 확대 엔트리가 시행된 9월 이후 왼손 원용묵(27·평균자책점 9.00)과 함덕주(18·평균자책점 33.75)를 1군에 올려 시험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여기에 정대현(22)과 베테랑 이혜천(34)은 일찌감치 전력 외로 분류돼 포스트시즌 참가가 불발됐다.

왼손 불펜이 없다는 건 '도박'에 가까울 수 있다. 넥센은 테이블 세터를 이루는 서건창(24)과 서동욱(29)이 모두 왼손 타자다. 특히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줘야 하는 서건창은 오른손 투수(타율 0.285)보다 왼손 투수(0.235)에 약점이 있다.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의 왼손 투수 부족은) 치명적일 수 있다"며 "도루 능력이 좋은 넥센 선수들을 1루에 묶어두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좌완 박성훈(31)을 제외한 넥센도 사정은 비슷하다. 두산은 최주환(25)·정수빈(23)·오재원(28) 등 발 빠른 왼손 백업 자원들이 대타로 대기한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왼손 불펜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유일한 왼손 불펜 강윤구는 컨디션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구위가 확연히 구분되는 스타일이다. 더욱이 생애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라는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문제점이 두드러질 수 있다. 조용준 MBC SPORTS+ 해설위원은 "왼손 불펜이 적은 넥센에서는 중요한 순간 등판하게 될 강윤구가 얼마나 제구력을 유지하면서 자기 역할을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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