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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 교통 사고 대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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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일 하오에는 경부 고속도로에서 한남 고속 버스가 추월선에 서 있던 화물 트럭을 들이받아 2명이 죽고 승객 50여명이 부상했다. 지난 1월31일에도 평택과 천안에서 같은 고속 버스 사고가 나서 2명이 죽고 50명이 부상한 사고가 일어났었다. 고속 버스나 일반 급행 버스가 눈길 고속도로에서 과속으로 달리다 일어난 이 사고는 앞으로의 해빙기 고속도로의 사고를 예고해 주는 것 같아 그 예방책이 시급히 요망되고 있다.
고속 버스의 사고는 지난 8월의 한진 버스의 참사 이후 이미 상당수에 이르렀고 일반 도로에서의 차량 사고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작년 것만 보더라도 경남 창령의 버스 추락 사고와 고령 금산재 버스 추락 사고며 대관령의 버스 사고 등 중요 교통사고만 해도 10건이 넘고 있다. 그 사고 원인도 장마철에 길이 패어 웅덩이를 이루고 있어 이를 피하려다 추락한 버스가 있는가 하면 연례 행사처럼 버스 사고가 일어나는 마의 고개, 죽음의 굽이 때문에 일어난 사고도 많다.
대관령이나 고령 금산재 또는 문경새재 등의 차도는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고 보통 때에도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기적만 같다. 특히 해빙기에는 얼었던 지층이 녹으면서 도로의 파손이 심해질 것이 틀림없으며 이에 따른 사고 예방책이 없으면 사고가 빈발할 것을 예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내무부는 국도에 일련 번호를 붙여 구간별 교통 사고의 추세 등을 분석, 전국 국도에 대한 안전 시설 기준을 마련하고 효율적인 교통 관리와 계절에 따른 사고 예방책을 강구할 것을 지난 69년에 발표한바 있는데 어느 정도의 실적을 올렸는지 의심스럽다.
건설부는 70년에 국도 포장 10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전국 도로를 전천후 도로로 하겠다고 장담했는데 그 제1차 연도의 실속 또한 어떠한지 궁금하다. 자갈과 진흙으로 비만 오면 패어지고, 눈이 오면 미끄럼 길이 되었다 녹으면 허물어지는 6천3백80㎞의 미 포장 도로를 완전 포장하지 아니하고는 육상 사고의 접종을 막가는 어려우리라고 생각한다. 또 포장 사업도 현재와 같은 날림 포장을 하는 경우 도로의 고속화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부가 그토록 열을 올린 고속도로의 포장이나 서울 시내 간선도로의 포장도 엉망이라고 한다. 고속 도로의 성토 구역 중 계통 터널·도내 터널이 부근 노면은 예상대로 내려앉았고, 벼랑의 낙석 사태 등이 우려되며 노면 포장의 파손으로 고속 차륜이 마구 주행하면 사고는 막지 못할 실정이라 한다. 고속도로의 포장도 너무나 많이 파손되어 지난 10월부터는 경인 고속도로를 전면 재 포장하고 있는데 ㎞당 1천만원이 들어 2억6천만원이 들었고 경부 고속도로의 재 포장 비용도 40억원이 들것이라 한다.
고속도로를 보수하거나 재 포장하는 경우 자연히 일정 구간이 완속화하기 마련이고, 이것이 병마개 현상을 일으켜 모든 고속도로가 완속화하는 경향을 낳을 것이므로 도로 공사는 고속도로를 해수기에 철저히 보수하여 다시는 재 보수가 없도록 하여주어야 할 것이다. 경부 고속도로를 비롯한 각 고속도로에는 아직도 난간이며 안전 표식, 야간 반사 판, 제설 시설 등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조속한 시일 안에 이들 안전 시설을 갖추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정부는 고속도로의 안전 시설 못지 않게 일반 도로의 안전 시설도 조속히 갖추어야 할 것이요, 해빙기를 맞아 도로 붕괴나 포장 파손에 의한 차량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예방 조치를 강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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