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다자간 구도서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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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반전(反戰)과 반핵(反核)의 입장을 견지해야 합니다."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83) 전 독일 대통령은 26일 평화포럼(이사장 강원용)이 주최한 조찬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을 모두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평화적인 해결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해서는 신속한 군사 행동을 원하는 미국이 북한과는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고 있다"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촉구하는 한편, 평화적 해결 의지를 천명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새 정부가 미국과 긴밀하게 협조할 것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결국 한국 편이기 때문에 한.미간의 이견도 꾸준한 대화를 통해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은 "1989년 독일 통일도 미국과의 진솔한 대화가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팽창을 우려해 프랑스와 영국은 독일이 유럽의 패권국으로 재등장하지 않을까 의심하며 독일 통일을 꺼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도 독일과 비슷하게 다자간 구도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남.북한 뿐만 아니라 이해 관계를 갖고 있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이 참여해 지역안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홍구(李洪九) 중앙일보 고문(전 총리)을 비롯해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 김성재(金聖在) 문화관광부 장관, 임동원(林東源) 전 외교안보특보, 박세직(朴世直) 국제환경노동문화원 이사장, 정대철(鄭大哲).유재건(柳在乾).김근태(金槿泰).이재정(李在禎) 의원(이상 민주당), 이부영(李富榮).윤여준(尹汝雋) 의원(이상 한나라당) 등이 참석했다.

독일측에서는 하르트무트 코쉬이크 의원과 후베르투스 본 모르 주한 독일대사 등이 참석했다.
정재홍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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