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B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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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근 펀드를 환매하러 증권사 지점을 방문한 최모(37)씨는 직원으로부터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가입을 권유받았다. “채권처럼 원금이 보장되고 약정 조건에 따라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라는 직원의 설명에 최씨는 큰 고민 없이 상품에 가입했다.

 지난달부터 ELB라는 이름의 새로운 금융 상품이 등장했다.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ELB가 전에 없던 상품은 아니다.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이 법 개정에 따라 이름이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이름만 달라진 건 아니다. 은행에서도 팔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와 이와 관련한 모범규준을 만드는 중이다.

 은행이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증권사들은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증권이 1일 출시한 ‘롱숏스프레드ELB’가 대표적이다. 국내 대형주 중 20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해 이 중 수익률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과 수익률 하위 5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의 차이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시장이 상승해야 수익이 나도록 설계되는 ELS와 달리 시장 상황보다는 종목 간 수익률 차이가 중요하다. 삼성증권 측은 “1차와 2차 모집 때 각각 58억원과 69억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3차 모집은 10일까지다. 3년 만기로, 최대 연 10%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수익을 연 단위로 평가해 연 7% 이상이면 조기 상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200지수에 연동된 ‘아임유ELB’를 2일까지 판매한다. 만기는 1년6개월로, 코스피가 약정 당시 가격보다 20% 이내에서 오르면 상승률의 38%를 수익으로 지급한다. 코스피 상승이 일정한 범위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주가가 떨어져도 3% 수익을 보장한다.

 위험이 적으면 수익은 낮을 수밖에 없다. 원금보장형이라 안전한 반면 ELS 대비 고수익 구간이 제한적이다. 또 만기가 1년 이상 되는 상품이 많고 중도 해지할 경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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