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다국적 제약사와 CMO사업 … 상반기에만 612억원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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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국내 점유율 제고와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사진 유한양행]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이 한창인 제약업계에서도 유한양행의 적극적인 행보가 특히 눈길을 끈다. 유한양행은 우수한 제품과 마케팅 역량으로 국내 의약품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자체 연구개발(R&D) 역량과 세계적 기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함으로써 미래경쟁력을 확보하는 ‘투 트랙(2 track)’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을 개량해 편의성이나 효능을 개선하는 바이오베터(Biobetter)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다수의 R&D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어 신약 개발 경험이 있는 유한양행과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반기 최대 실적 달성=유한양행은 올 상반기에 전문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이 함께 성장해 최고의 실적을 실현했다. 수출도 612억원에 달해 작년 동기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 FDA, 유럽 CEP, 호주 TGA, 일본 PMDA 등 엄격한 승인 조건을 갖춘 원료합성공장의 증축을 중심으로 다국적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생산대행(CMO) 사업에서 앞서가고 있다.

 한편 유한양행은 국내에서 베링거인겔하임·화이자·길리어드 등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마케팅으로 당뇨병치료제, 성인 폐구균 백신, B형간염 치료제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러한 다국적 선진 제약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향후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력과 유통망,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업영역 확대도 눈길을 끈다. 유전체 분석 서비스부터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음료와 뷰티용품까지 다양하다. 전통 제약사업에서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테라젠이텍스와 유전체 분석 서비스인 ‘헬로진’의 마케팅 계약을 맺고 유전체 분석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통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트루스(Tru+h)’를 론칭했다. 그동안 성분에 따른 개별적인 건강기능식품을 출품했던 유한양행은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트루스를 준비했다.

 과학적이고 전문화된 건강기능식품을 표방한 트루스는 14종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고기능성, 융합과 세분화 전략, 영양테라피, 원료원산지 공개의 4가지 핵심가치를 표방한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기능성과 원료, 함량 등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트루스는 제약회사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최적화된 처방과 복합제품으로 연령, 성별에 따른 맞춤 처방을 제공한다.

 ◆기능성 음료, 화장품 사업 진출=유한양행은 또 기능성 음료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3월 숙취 해소 음료 ‘내일엔’을 출시했다. ‘내일엔’은 황칠나무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숙취 해소 음료로 국내산 사과·벌꿀·모과 등 엄선된 원료가 적절히 배합됐다. 그동안 숙취 해소 음료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품들이 헛개나무와 아스파라긴산 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황칠나무 추출물과 엄선된 국내산 원료를 활용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기에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유한양행은 지속적이면서 활발한 마케팅과 영업을 통해 ‘내일엔’을 숙취해소음료 시장의 대형품목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화장품·뷰티용품시장에도 진출해 지난 6월 전문 풋케어 브랜드 ‘나인풋(9FOOt)’을 출시했다. 나인풋은 각질·보습·크랙·릴랙스·냄새·영양 공급·상처·항균·트러블-티눈 등 9가지 기능성을 갖추고 아름답고 건강한 발 관리법을 제안하며 각질케어와 릴렉스케어, 발냄새케어 등 7종을 시장에 선보였다.

유한양행은 토털 풋케어 브랜드 론칭을 계기로 삼아 발 관리 문화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김승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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