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 한 달 늘리는 토종 바이오베터 기술 글로벌 시장 노크

중앙일보

입력 2013.09.27 00:30

업데이트 2013.09.2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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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이 내수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동아ST 연구원이 신약개발을 위해 후보물질을 분석하는 모습. [사진 동아ST]

지난해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약 13조7500억원. 2011년에 비해 약 3% 마이너스 성장했다. 그 동안 국내제약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전문의약품 시장이 일괄약가인하정책과 영업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예견된 결과다. 제약사들은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신규 약물도입과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 해외 수출, 신사업 개발 등으로 분주하지만 세계 경제 불황으로 국내 경기도 둔화된 만큼 녹녹하지 않은 상황이다.

 개량신약, 복합신약 등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고집하며 제약산업 발전을 선두에서 이끌어 온 한미약품의 경우 ‘바이오베터(Biobetter)’를 차세대 공략 대상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단백질을 비롯해 생체내 물질로 이뤄진 바이오신약을 복제한 것이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라면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의 약효를 뛰어넘는 범주다.

 “대규모 장치 산업에 속하는 바이오시밀러보다, 독창적인 기술을 적용해 신약과 같은 대우를 받는 ‘바이오베터’가 보다 효율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한미약품연구센터 권세창 소장)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는 대규모 장치시설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인 반면, 사실상 신약으로 평가받는 바이오베터는 특허 독점성이나 약가산정 등에서 신약에 준하는 권리를 인정받는다는 게 이같은 주장의 근거다.

 한미약품은 이미 바이오베터의 제품화 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술의 핵심은 한미약품의 자체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 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 platform technology)로, 바이오의약품의 체내 약효 지속시간을 최장 한 달까지 늘려준다.

 이 기술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긴 약효 지속력으로 평가 받는다. 환자들은 매일 접종하던 주사를 3주 또는 한 달에 한 번만 맞으면 되고, 체내에 투여되는 약물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미국·유럽·중남미 등에서 바이오베터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제품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 1회 투약하는 당뇨병치료제인 LAPS-Exendin4는 미국에서 3단계로 이뤄진 임상시험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2상을, 주 1회 투약이 목표인 또 다른 당뇨병치료제 LAPS-Insulin은 임상 1상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월 1회 투약하는 당뇨병 치료제는 세계에서 처음 개발된 사례다.

 한 번 투여로 2주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성장호르몬 LAPS-hGH는 동유럽 8개국 16개 기관에서 성장호르몬결핍증을 앓는 성인환자 65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또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인 LAPS-GCSF는 미국의 바이오신약 전문 개발업체인 스펙트럼과 공동개발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임상 2상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C형 간염체료제인 LAPS-INFα는 중남미에서 임상 2상을, 빈혈치료제 LAPS-EPO는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돌입했다.

한미약품 직원들이 바이오의약품과 랩스커버리의 결합으로 바이오베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미리 준비한 그림판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진 한미약품]

 한미약품에서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손지웅 부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약효 지속시간을 보이는 한미약품의 바이오베터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한미약품이 선두에서 대한민국을 제약강국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날이 커져만 가는 ‘프티 성형’ 시장 또한 제약업체들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프티성형’은 짧게는 5분, 길게는 1시간 이내 보톡스·필러 등을 활용한 간편한 시술을 통해 성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프티성형’에 주로 쓰이는 국내 필러 시장은 2010년 이후 매년 30% 이상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약 1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시된 필러의 종류는 성분에 따라 콜라겐·히알루론산·칼슘, 그 외 합성고분자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90%는 히알루론산 필러가 사용되고 있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다른 성분의 필러와 비교해 부작용이 없고 문제가 생기면 즉각 제거가 가능한 안전성, 6~12개월 이상 유지되는 지속성, 원하는 부위에 잘 위치하는 고정성 등을 두루 갖춰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동아제약에서 전문의약품과 해외 수출, 의료기기 등을 판매하는 회사로 분할돼 만들어진 동아ST 또한 ‘부티리스’ 필러를 선보이며 급속도로 성장하는 ‘프티성형’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아ST가 새롭게 출시한 ‘부티리스’는 히알루론산 필러로, 고분자 히알루론산을 그물망 형태로 촘촘하게 연결해 점성과 탄성을 높임으로써 불륨감과 지속성을 극대화했다. 미생물 발효공법으로 제조해 시술 후 면역, 염증반응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동아 ST의 부티리스 마케팅 담당 김지훈 PM은 “브랜드 홈페이지, 대중매체 광고, 심포지엄, 라이브 시술 교육 등을 통해 제품 인지도 상승뿐만 아니라 외국산 수입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는 부티리스의 높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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