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된 애틀랜타 한인 조폭 '범행 행태'

미주중앙

입력

21일 연방 검찰이 애틀랜타 한인 조직폭력단에 대한 기소장이 공개되면서 이들의 범행 행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FBI는 20일 한인 조직폭력배인 정모(39·둘루스), 김모(48·스와니), 최모(30·노크로스), 이모(32·둘루스) 씨, 그리고 아시스 보라시스(24·오번) 등 5명을 폭행 및 협박, 마약 소지 및 판매, 불법 총기 소지죄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인업주 권총폭행=기소장에 따르면 정씨 일당은 2009년 7월 귀넷카운티 한인업소 등을 돌면서 폭력을 휘두르며 금품을 갈취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업소를 돌며 업주 및 종업원, 손님들을 위협했으며, 휴대하던 권총을 꺼내 협박했다. 이들의 협박에 못이겨 둘루스의 한인업소들은 매달 400~800달러의 '보호비'를 상납했다.

이들은 2009년 12월 '보호비'를 내지 않는 한 한인업소에 침입해 "자동차에서 총을 꺼내와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용의자 정씨는 권총을 꺼내 한인 업주의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겠다"고 위협했으며, 또다른 용의자 보라시스는 업주를 폭행해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혔다.

정씨는 또다른 종업원을 권총으로 구타해 의식을 잃게 했으며 "경찰에 신고하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이들의 협박에 못이긴 이 업주는 2010년 1월부터 매달 현금 500달러를 '보호비'로 상납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정씨 일당은 2010년 2월 10일부터 2011년 7월 15일까지 50킬로그램 이상의 마리화나를 소지하고 판매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FBI 요원 투입=범행 사실을 제보받은 FBI는 2010년부터 한인 요원을 투입해 수사에 착수했다. FBI 요원은 부유한 한인 사업가로 가장해 정씨 일당에게 접근했다. 정씨 일당은 FBI 요원에게 "우리는 대규모 마약 유통 사업 뿐만 아니라, 도박, 협박, 채권 추심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씨 일당은 또 "사람을 때리는 데는 내가 전문가"라며 "사람을 장님이나 불구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말만 하면 20~30명을 모을 수 있다"며 "이들은 사람을 겁줘서 돈을 받아내는데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정씨 일당 5명은 또 2010년 7월 21일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한인 사업가를 위협해 20만달러라는 거액을 뜯어내려 했다. 이들은 테이블에 둘러싸고 앉아 "돈을 주지 않으면 집에 찾아가 가족들을 위협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 사업가는 정씨 일당에게 현금 5000달러를 주었다. 그러나 이 사업가는 실은 위장한 FBI요원이었으며, 이들의 대화는 모두 녹음됐다.

▶수사 확대될듯=FBI는 정씨 일당의 재산 및 범행에 사용된 권총을 모두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와 보라시스 씨는 최고 종신형, 김씨 등 3명은 최고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또한 이들에게는 최고 1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애틀랜타지사=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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