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플래시메모리 주전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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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새로운 저장장치들이 뜨고 있는 것은 지난 10여년 동안 PC 사용자들에게 널리 사용돼온 플로피 디스크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탓이 크다.

1.44MB 용량의 기존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로는 대용량 문서나 고화질을 요구하는 사진.동영상 등의 데이터를 담을 수가 없다.

게다가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조만간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FDD)를 지원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머지않아 플로피 디스크가 아주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세대 저장장치를 놓고 하드디스크와 반도체인 플래시메모리의 주도권 다툼이 일고 있다. 이미 1GB 플래시메모리 저장장치가 시장에 나온데 이어 조만간 수십GB급 제품의 등장이 예상된다. 가격도 점차 싸지고 있다.

특히 USB 플래시 드라이브는 PC의 USB 포트에 연결해 데이터 파일을 저장하고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미국 세미코리서치는 플래시메모리를 활용한 USB드라이브의 2006년 세계시장 규모는 3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플래시메모리 내부의 기술표준 경쟁도 치열하다.

USB드라이브 외에도 일본 도시바가 개발하고 올림푸스.후지필름.삼성전자 등이 채택한 '스마트 미디어'와 미국 샌디스크사가 개발하고 코닥.니콘 등이 채택한 콤팩트플래시, 일본 소니가 자체 개발해 사용하는 '메모리스틱'등이 경쟁 중이다.

이 외에도 제조업체들은 시큐어디지털(SD)카드와 멀티미디어 카드 등의 표준을 놓고 경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WSTS는 이런 추세에 따라 올 플래시메모리 전체 시장규모가 1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하드디스크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홈서버.개인용디지털레코더(PVR).셋톱박스.게임기.오디오 등에 내장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소니도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게임기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더 빠르고 크기가 작은 대용량 제품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IBM은 1인치 크기의 마이크로드라이브를 앞세워 휴대용 디스크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도시바는 PC카드 슬롯에 꽂아 쓰는 1.8인치 크기의 휴대용 하드디스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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