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황소 탄' 중국 … 올림픽 유치 '날개 단'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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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경기지표 호조와 올림픽 유치 성공’

 9일 아시아 금융시장의 관심은 온통 일본과 중국에 쏠렸다. 이날 발표된 두 나라 경기지표가 모두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증시는 급등했다. 일본은 2020년 올림픽 유치라는 신형 날개까지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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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승세는 중국이 더 강했다. 이날 3% 이상 급등한 중국 상하이 증시는 단숨에 2200선을 돌파했다. 올 초 반짝하던 상하이 증시는 봄 이후 경기 지표 둔화에다 경제 체질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는 리커노믹스(리커창 중국 총리의 경제정책)의 영향으로 지난 6월 27일 1950선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면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이날 상하이 증시를 밀어 올린 원동력은 중국의 수출 실적이었다.

 지난달 중국의 무역수지는 285억 2000만 달러 흑자로 전망치(200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2%나 증가한 덕이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오른 51을 기록했다. 2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본도 분위기가 좋다. 올 7월 18일 닛케이지수 1만4808을 고점으로 주춤했지만 다시 랠리를 재개할 태세다. 일본증시는 2.48%나 급등하며 1만4205를 기록했다. 올림픽 특수 기대감도 컸지만, 이날 발표된 2분기 성장률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9% 늘었다. 연간으로는 3.8% 증가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는 등 중국은 다시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고, 일본은 올림픽 경제효과가 최대 150조 엔까지 예상된다”면서 “당분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의 불안 요소도 여전한 만큼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일본펀드와 중국펀드 수익률을 보면 연초 이후 수익률은 일본이 압도적이지만, 최근 한 달 새 수익률은 중국이 앞선다. 중국펀드는 펀드별로 수익률 격차가 큰 편이다. 연초 이후 10% 이상 수익을 낸 중국펀드도 있지만 같은 기간 10% 이상 손실을 본 펀드도 있다. 기준환 JP모간자산운용 전무는 “중국은 정부정책 영향을 받는 주식 위주로 오르는 특성이 있는 만큼 종목 선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국 펀드에 가입할 때는 회사의 리서치 능력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펀드의 경우 중국펀드에 비해 상품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수익률보다는 환헤지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올 들어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10% 이상 떨어지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은 일본펀드는 수익률을 많이 갉아먹었다. 최근 1년 수익률을 보면 환헤지형(52.39%)에 비해 환노출형(23.3%) 일본펀드의 수익률이 절반에 불과했다. 제로인 이은경 연구원은 “엔저를 주요 동력으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계속 힘을 받고 있는 만큼 환헤지형 상품으로 가입하는 게 안전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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