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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부문 3개사는 살린다 … 자금지원도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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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항로는 그대로다.”

 STX그룹 구조조정 및 정상화를 추진 중인 채권단 관계자는 9일 이렇게 말했다. 강덕수 회장이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7월 말 그려 놓은 정상화 구도엔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당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나서 STX그룹의 조선 부문을 살리는 그림을 제시했다.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STX중공업과 STX엔진 등 3개 회사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채권단 동의를 거쳐 강 회장 및 이들 회사와 각각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약정(MOU)’을 맺거나 맺기로 했다. MOU 체결 뒤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는 걸 ‘자율협약’이라고 한다. 산은은 또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STX에 대해서도 “실사 결과 존속가치가 높고 향후 회생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율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채권단이 중요한 경영상의 판단을 모두 해 왔고, 대표이사가 바뀐다고 달라질 게 없다”며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도 계획대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여타 계열사는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나 매각 대상이다. STX건설과 포스텍은 법정관리를 받고 있고 STX에너지는 일본 오릭스에 매각됐다.

 채권단이 STX그룹 주요 계열사에 빌려 준 돈은 모두 14조원이 넘는다.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이미 지원했거나 할 돈도 4조원 이상이다. STX조선해양에만 신규 자금 3조원이 들어간다. 기존 채권 출자전환도 1조원 규모다.

 금융권에선 강 회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강 회장이 사임한 곳이 그룹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에선 “(다른 회사에서 강 회장이 사임할지는) 채권단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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