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로렌스』탄생 85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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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1일은 물질의 지배에 대항하여 자유로운 자아를 보존하려던 20세기의 소설가이며 시인인「D·H·로렌스」의 85주 탄생일이다. 이를 전후하여 영국 문단에서는 그의 문학에 대한 새로운 평가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우리들에게『「채털리」부인의 사랑』과『아들과 연인』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로렌스」의 문학을 통해 흔히 예술의 세계보다 그의 관념의 세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의 철저했던 자아에의 몰두와 지나친 자아의 추구로 인해 결합될 수 없었던 인간 관계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작품에서 이상적인 남녀의 결합은 서로 자아를 끝없이 주장하여 대립과 투쟁의 선상에서 일치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모든 지배에 대항하여 자기의 자유로운 자아를 보존하려고 한 끝에 결국 인간은 고독한 존재가 되며 인간은 자기 자아에 투철 하는 한 결합도 불가능함을 만년에「로렌스」는 느끼게 된다.
즉 최초에는『인간이 원하는 것은 자기 욕망의 충족이다. 인간은 모름지기 자기 욕망을 신성하게 충족시켜야 한다』(자숙전)고 강조했으나 죽음 직전에는『나의 개인주의는 하나의 환상에 불과했다』고 그의 독선적인 사고와 일생을 뉘우치기도 했다.
그밖에 그가 남긴 중요 작품으로는『백공장』(1912),『캉가루』(1922),『날개 돋친 뱀』 (1924)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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